지난 9월 제3대 KISA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기주(53) 원장은 ‘전문성’과 ‘소통’이라는 두 가지 화두로 KISA의 향후 3년을 이끌 계획이다.
지난 2009년 출범한 KISA는 그동안 두 명의 원장이 취임했다. 초대 원장에는 현역 국회의원인 김희정 의원이 임명됐지만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대 원장이었던 서종렬 전 원장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면서 역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낙마했다. 이후 원장의 공석이 이어지고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KISA의 사기는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이 원장은 “공무원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KISA의 우수성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다양한 정부부처와의 협업으로 국내 인터넷 문화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소통하고 소통하라’= KISA는 지난 2009년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등 3개 기관이 통합돼 출범된 기관이다.
출범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조직간 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기주 원장 생각이다. 이 원장은 “3개 기관이 통합되다보니 아직 조직력이 미비하다고 느껴진다”며 “향후 소통을 강화해 하나의 조직문화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편안하게 소통하는 열린 조직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직급과 부서를 불문한 다양한 모임을 장려, 실질적인 소통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ISA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건물 내 카페테리아에서 직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원장은 직장 내 소통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부처와 협업을 하는 KISA의 특성을 감안, 각 부처와의 소통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현업을 떠나 김앤장 고문을 하고 KISA로 자리를 옮기면서 방통위에 있는 현직 공무원들에게 많은 얘기를 격의 없이 하자고 제안했다”며 열린 마음으로 KISA를 ‘인터넷과 정보보호 분야 최고 전문기관’으로 도약시키는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소통’의 강조는 최근 가진 KISA 워크숍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KISA 관계자는 “이 원장이 워크숍 기간 중에 직접 준비한 무대의상을 입고 노래를 하는 등 직원들과 화합하기 위한 모습을 몸소 보여줬다”고 귀띔했다.
이 원장은 최근 KISA의 지방 이전에 따른 우수인력 이탈로 큰 고민을 하고 있다. KISA는 오는 2015년까지 전남 나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이직자는 2010년 17명에서 2011년 27명으로 늘어났다.
이 원장은 “2015년 이전 완료를 감안해 볼 때 전체 진흥원 직원(650명) 중 100여명은 서울에 상주할 예정”이라며 “나주 근무자와 서울 근무자의 부서간 순환근무를 통해 지방이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수인재’ 찾아 현장으로 간다= 이기주 원장이 취임과 함께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바로 ‘우수인재 확보’다. 일반기업에서는 캠퍼스 리크루팅에 CEO나 재벌총수들이 직접 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공공기관은 그동안 그런 사례가 드물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본인이 직접 캠퍼스 리쿠르팅 현장에 나가 KISA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며 우수인재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이 원장은 “현재 4 곳의 국내 유수대학에서 캠퍼스 리크루팅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크루팅은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까지 확대한다. 이에 따라 해외 로드쇼나 세미나 개최시에도 한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리크루팅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이 원장은 “정보통신기술을 주력으로 하는 기관이지만 법학, 경제학, 행정학 등 인문사회 분야 전문가 채용을 확대하고, 그들의 리서치 역량을 확대해 인문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겠다”고 전했다. 또 기술분야 인력도 순환배치를 통해 다양한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 원장은 “KISA직원들이 매우 뛰어난 인재라는 사실을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