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세·관세청(HMRC)은 자국의 최대은행 HSBC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4000여 명의 계좌를 조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MRC 대변인은 “HSBC로부터 계좌에 대한 자료를 받고 검토 중에 있다”며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조세회피 지역을 이용한 계좌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SBC는 영국령 저지섬에 있는 지점계좌가 탈세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HSBC는 이에 대해 “자체 조사에 착수해 관련 계좌를 정말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를 위해 국세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BC는 이어 “저지섬에 개설된 영국인 보유 계좌의 고객 정보 누락 사례와 이 계좌를 이용한 탈세, 과다 세금 환급 행위를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해외 계좌 보유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를 소득 은폐용이나 감세를 위해 악용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다.
HSBC 저지섬 지점에는 조세 회피를 위해 4000여개 계좌가 개설돼 있고 중남미의 마약중개상과 대형 금융사기범과도 자금이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HSBC는 탈세 의혹으로 회사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샌디 첸 센코스증권 애널리스트는 “HSBC는 이번 탈세 의혹으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것”이라면서 “그들의 규제 당국과의 관계에도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SBC는 지난 7월 멕시코 정부에 멕시코 마약조직의 불법 돈세탁에 통로를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 2750만 달러(약 312억원)를의 벌금을 냈다.
현재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