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이토록 아프게 하는지를 얘기해야 한다는 거죠. ‘힐링’이 필요 없게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게 먼저 아니겠습니까.”(김민웅 목사)
스님과 목사, 신부가 한자리에 모여 나눈 ‘잡설’(雜說)을 묶은 책이 나왔다. 주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과 경제, 자살, 종교 등 다양하다.
오랫동안 생명평화운동을 펼쳐온 대한불교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목회자이자 언론학자로 시대정신을 외쳐온 김민웅 목사, 거대 자본과 싸워 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총무 김인국 신부가 바로 그들.
“나는 회색분자”라는 말을 수차례 강조한 도법 스님은 ‘잡설’ 출판에 즈음해 6일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 밖에 있던 사람들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것은 혁명적인 현상”이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대선을 앞둔 현재의 시대정신이나 화두를 단순화시키면 ‘치유와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언급하며 “시대가 불러낸 사람들인데 청산해야 할 역사에 대해 각이 분명히 서야 할 때에 안 서는 것 같다”며 “역사에서 희생당한 사람들,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부각시키려는 게 없어서 속상하다”고 대화를 이었다.
김 신부는 “‘킬링’한 주체에게 ‘힐링’해달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정신 나간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안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도 도법 스님은 “단일화 과정에서 희망을 줘야 한다”고, 김 목사는 “단순히 후보 하나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각자의 지지세력을 하나로 묶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