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바람은 출판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선거 특히 세 후보들에 대한 관련서적들이 연일 새롭게 등장하고 있고 국민들의 관심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형서점은 물론 중소 규모의 서점에서도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대선 관련서적을 모아놓은 풍경이 낯설지 않다. 이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꼼꼼히 책을 넘겨보는 사람들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은 현재 세 후보들을 다룬 서적은 총 140여종에 달한다. 모든 책이 관심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출판되어 있는 책의 종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후보별로는 안철수 후보 관련서적이 가장 많은 종을 차지한다. 관련 서적만 약 100여종이 넘는다. 교보문고 홍보팀 담당자 진영균씨는 “안철수후보에 관련된 책을 구매하는 주요 연령대는 젊은층이지만 중장년층 역시 폭넓게 안후보 관련 서적에 관심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안철수의 생각’은 누적 판매량에서 13만부를 넘어섰다.
문재인 후보를 다룬 서적은 10여종 남짓이고 박근혜 후보 관련서적은 30여종이다. “문후보 관련 서적은 안후보 관련 서적에 비해 종수는 매우 적지만 판매량은 꾸준한 편이며 박후보 관련 서적은 정치 경력이 상대적으로 긴 만큼 신간과 과거에 이미 발행됐던 책이 재 발간된 경우도 많다”는 것이 진영균씨의 설명이다. 연령대별 구매도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특정 연령층에서 특정 후보 관련서적을 상대적으로 많이 구매하는 편은 아니라는 답변도 함께 내놓았다.
한편 대선 후보 관련 서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역시 특정 후보를 지지해 해당 후보에 관한 서적만 골라 있는 것이 아니라 폭넓게 살펴보는 시각이 많다. 서울 여의도 영풍문고를 방문한 휴학생 김원일(24)씨는 “다른 책을 구매하기 위해 왔다가 대선 코너도 둘러보고 있다”라고 말하며 “아직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책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천천히 둘러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밖에 기자가 만난 많은 사람들도 특정 후보를 지지해 관련서적을 둘러보기보다는 세후보에 대해 알아보고자 서적을 뒤져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선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돼 각 후보들에 대한 다른 면모가 발견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부정적인 시선 또한 존재한다. 대선 관련 서적의 홍수 속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으로 채워진 책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교보문고를 방문한 40대 주부 김선희씨는 “주로 인터넷이나 TV 보도를 통해 후보들에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서점에 이렇게 많은 관련서적들이 출간된지 몰랐다”라고 놀라움을 표시하며 “하지만 모든 책들이 다 유익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무조건적이고 근거없는 비난으로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내용은 결코 보기 좋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대선은 향후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대표자를 뽑는 국가적인 가장 큰 행사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책은 분명 빠른 소통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책만이 갖는 힘은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와는 분명 다르다. 출판시장이 많이 죽었다고 하지만 대선 관련 서적이 부분적으로나마 활기를 띠면서 대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