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트를 축구에 비교하자면 안정적으로 공수를 소화하면서 중거리 슛 결정력을 갖춘 선수다. 화려한 개인기는 없지만 팀에는 꼭 필요한 선수. 파사트 1세대가 1973년 출시된 뒤 7세대에 이르기까지 장수하는 비결이다.
파사트의 7세대 2.0 TDI는 시동부터 남달랐다. 시동을 걸면서 브레이크에 대고 있는 발을 통해 전해오는 떨림이 적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미세하게 들리는 엔진 소리가 디젤차란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정도였다.
도심에서의 주행감은 안정적이었다. 강남 테헤란로에서 파사트를 몰던 중 횡단보도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 한 고등학생이 자건거를 타고 갑자기 횡단보도로 진입했다. 시속 40~50km로 달리다가 급브레이크를 밝을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파사트의 제동력은 횡단보도 정지선을 약간 넘을 정도였을 뿐 사고 위험은 없었다. ‘독일차’다운 뛰어난 제동력이었다.
파사트의 중거리슛 결정력은 자유로에서 느낄 수 있었다. 파사트 2.0 TDI는 140마력(4200rpm)이다. 다른 업체들의 중형차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속력은 뛰어났다. 앞지르자고 마음 먹으면 파사트는 쭉 뻗어나갔다. 더욱이 동승자는 차의 속도가 140km/h를 훌쩍 넘은 것을 모를 정도로 차체 흔들림은 없었다.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중거리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드는 듯 했다.
파사트 2.0 TDI는 디젤차답게 연비가 뛰어났다. 도심 주행에서는 리터당 13km 정도 나왔지만 고속도로에서는 15km를 웃돌았다. 공인연비인 리터당 14.6km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