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간의 재계 라이벌 구도나 지난 시즌 우승을 다투던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간의 우승권 경쟁 라이벌이 아니다. 바로 KEPCO45와 러시앤캐시간의 ‘최하위 면하기-너만은 잡는다’ 라이벌 구도다.
먼저 불을 지핀 쪽은 KEPCO45의 신춘삼 감독이었다. 가빈 없는 삼성화재를 이길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답변했다. “삼성화재는 모르겠고 다른건 몰라도 러시앤캐시한테는 무조건 이길 것이다”라는 답을 내 놓은 신춘삼 감독이었다. 최근 러시앤캐시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김호철 감독을 자극한 셈.
같은 질문에 대해 김호철 감독은 “가빈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빈이 잘 할 수 있도록 받쳐준 국내 선수들의 힘”이라고 말하는 한편 신춘삼 감독의 답을 의식한 듯 “KEPCO가 우리를 라이벌로 꼽았는데 우리도 KEPCO한테만은 반드시 이겨야 되지 않을까 싶다”라는 말로 응수했다.
신춘삼 감독의 농담섞인 발언에 대해 역시 농담섞인 유쾌한 답변으로 웃음을 이끌어낸 김호철 감독이지만 사실 러시앤캐시나 KEPCO나 올시즌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김호철 감독은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선수단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며 올시즌 험난한 시즌이 될 것임을 예상했다. 신춘삼 감독 역시 “지난 시즌 풍파를 겪으며 팀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고 말하며 올시즌 역시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으로 평했다.
상황은 다르지만 최하위 탈출을 위해 서로를 이겨야만 하는 러시앤캐시와 KEPCO45의 신흥 라이벌 구도는 우승권만큼은 아니겠지만 서로를 이겨야만 탈꼴찌에 유리해 지는 처절한 상황인 만큼 또 다른 라이벌 구도로 기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