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선불카드 ‘봇물’ 호재인가, 악재인가

입력 2012-10-29 13:3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저렴한 비용 라운드… 골프대중화에도 기여 vs. 우후죽순 확산 땐 부킹난 등 부작용 우려도

▲골프장 선불카드는 단기자금 확보와 내장객 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지만 회원 반발과 유사 회원권이 속출할 수 있다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골프장 선불카드가 인기다. 최근 그린피 할인 및 다양한 혜택을 겸비한 선불카드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골프장 선불카드란 필요한 만큼 현금을 충전, 라운드 때마다 그린피가 차감되는 방식이다. 선불카드 회원은 일반 그린피보다 할인된 요금으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별도의 입회금도 없어 회원 못지않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입회금 반환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회원제 골프장으로서는 단기자금 확보와 내장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통해 심각한 경영난은 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회원제 골프장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겸비한 선불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충남 태안의 태안비치컨트리클럽은 그린피를 최대 83%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선불카드를 내놨다. 골프텔 이용 시는 50%~70% 할인된 요금이 적용된다. 제주 제피로스골프클럽은 주중 그린피 4만원, 주말 7만원에 이용 가능한 선불카드를 출시했다. 카트비, 식음료비에도 15%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경기 포천의 필로스골프클럽에서는 주중 45%, 주말 30%까지 그린피를 할인받을 수 있는 선불카드를 선보였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특전을 누릴 수 있는 골프장 선불카드는 위기에 처한 골프장업계에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종완 회원권114 이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무기명이어서 타인에게 양도해도 똑같은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골프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회원권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 요즘 선불카드가 대체 시장으로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선불카드 발행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회원들에게 불만과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 제주 제피로스골프클럽을 인수한 KR리젠시 오신철 이사는 “한 골프장의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입회금을 지불해야 한다”며 “선불카드 구입만으로도 회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니 회원들의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 이사는 “선불카드 분양은 입회금 반환과 골프장 환경 개선을 통한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부득이한 사안인 만큼 회원들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 회원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회원제뿐 아니라 퍼블릭 골프장에서도 선불카드를 출시, 편법으로 영업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채수용 채움지앤엘 대표는 “현행법상 퍼블릭 골프장의 선불카드 발행은 불법이 아니지만 선불카드 분양 고객에게 부킹 우선권을 줌으로써 일반 고객의 부킹에 지장을 주면 해당 시군구에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도지사, 시장·군수는 등록취소 또는 영업 폐쇄명령을 하거나 6개월 이내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선불카드를 통해 부킹을 보장함으로써 일반 고객보다 우선적으로 이용하거나 유리한 조건을 부여한다면 유사 회원권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채 대표는 또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은 운영업체가 부도가 나거나 매각되더라도 법에 따라 승계되는 등 보호를 받지만 유사 회원권은 보호받지 못해 구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당할 우려가 크다”며 유사 회원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선불카드가 우후죽순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선불카드에는 순기능만큼 역기능도 많다”며 “골프장 선불카드가 계속 증가할 경우 부킹난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 된다”고 말했다. 결국 목돈을 지불하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또 “골프장은 선불카드를 발행해도 판매 루트 및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행사에게 영업을 맡길 수밖에 없다”며 “각종 유인책과 보장책을 동원하는 등 편법 운영은 갈수록 지능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골프장 선불카드는 ‘풍년’을 맞이했지만 순기능과 역기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선불카드 구입 시에는 이용약관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선불카드는 대부분 무기명으로 가격은 1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다.

따라서 부킹 조건 및 그린피 할인율, 위임 조건 등 세부항목을 꼼꼼히 따져보고 라운드 목적이나 자신의 여건에 맞는 선불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부동산 PF 체질 개선 나선다…PF 자기자본비율 상향·사업성 평가 강화 [종합]
  • ‘2025 수능 수험표’ 들고 어디 갈까?…수험생 할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시총 300조도 깨져
  • 전기차 수준 더 높아졌다…상품성으로 캐즘 정면돌파 [2024 스마트EV]
  • 낮은 금리로 보증금과 월세 대출,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십분청년백서]
  • [종합] ‘공직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150만원…法 “공정성·투명성 해할 위험”
  • 이혼에 안타까운 사망까지...올해도 연예계 뒤흔든 '11월 괴담' [이슈크래커]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죠" 83세 임태수 할머니의 수능 도전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5,448,000
    • -2.78%
    • 이더리움
    • 4,429,000
    • -2.06%
    • 비트코인 캐시
    • 598,000
    • -4.47%
    • 리플
    • 1,116
    • +14.23%
    • 솔라나
    • 304,400
    • +0.83%
    • 에이다
    • 799
    • -2.56%
    • 이오스
    • 774
    • -0.13%
    • 트론
    • 254
    • +1.2%
    • 스텔라루멘
    • 189
    • +7.3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750
    • -3.15%
    • 체인링크
    • 18,750
    • -2.14%
    • 샌드박스
    • 396
    • -1.9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