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감독의 선전 속에 올해는 감독 명함을 갖게 된 배우들이 속속 등장했다. 실험적인 시도와 홍보적인 측면에서도 영화배 출신 감독의 작품이 높이 평가할 만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010년 영화 ‘요술’로 감독 데뷔한 구혜선은 올해 본격 상업 영화인 ‘복숭아나무’로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내놓는다. 조승우 류덕환 남상미 주연작으로 구혜선이 본격적으로 연출공부를 시작한 뒤 내놓은 첫 장편 영화이기에 팬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박중훈은 배우 데뷔 27년이 되는 해인 2013년 감독으로 변신한다. 톱스타를 동경하던 한 남자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톱스타’로 내년 하반기 개봉이 목표다.
10월 4일~13일까지 열렸던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배우 출신 감독들의 활약이 이목을 끌었다. 유지태는 ‘마이라띠마’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그런가하면 윤은혜는 중앙대학교 첨담영상대학원 영상학과 수업 과제물로 제출했던 연출작 ‘뜨개질’는‘와이드앵글-한국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그런가하면 지난 7월 소집해제한 탤런트 김남길은 영화 제작자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김남길이 제작한 영화는 클래식을 소재로 한 음악 영화 ‘앙상블’은 부산국제영화제에 특별 초청돼 지난 6일 총 2회 상영돼 관객을 만났다.
배우들의 감독 변신은 국내에서는 분명 이채로운 일이다. 미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와 같이 연기와 연출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인물이 국내에는 전무한 수준이다. 개그맨 이경규가 1992년 자신이 연출한 ‘복수혈전’에 출연한 정도다. 한국 영화와 감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배우들의 감독도전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