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디자인 연구센터 및 차량개발시설 확대를 위해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2002년 출범 이후 매년 1조원 가량을 투자해온 한국지엠이 지속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사실상 토종기업으로 정착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25일 출범 10주년을 맞아 부평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은 출범 이후 GM과 쉐보레 브랜드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제품 개발과 연구개발 시설 등에 대한 투자 확대는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쉐보레의 가치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의 투자는 설비시설 확대에 쓰인다. 현재 인천 부평 본사 디자인센터를 모델링 스튜디오와 품평장, 디자인 스튜디오 시설을 포함해 기존보다 2배 이상 확장한다. 새롭게 확장될 디자인센터는 2013년 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친환경 기술력도 강화한다. 전기차 스파크를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2013년 국내시장에 판매하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호샤 사장은 “경차의 실용성과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접목한 스파크 전기차는 GM이 한국에 소개하는 첫 순수 전기차이다”며 “이 차량의 국내 생산·판매는 한국지엠이 글로벌 GM의 미래 자동차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최근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17%의 자사 주식을 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의 철수설이 다시 불거졌다. 그러나 한국지엠의 설비투자 확대결정에 따라 철수설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전신은 대우자동차다. 대우차는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2000년 최종 부도가 났다. 국내에서는 대우차를 인수할 만한 체력을 갖춘 회사가 없었다. GM은 대우차와의 기술교류의 인연으로 2002년 채권단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시작은 순조로웠지만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GM은 한국지엠을 소형차 개발 본거지로 삼을 셈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모기업인 GM이 내리막을 걷자 한국지엠의 성장세 역시 부진했다. 국내 내수 시장에서의 순위가 밀려났을 뿐 아니라 신차 출시도 더뎠다. 한국지엠의 이전 사명이었던 지엠대우에서 ‘대우’가 부도난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었다. 지난해 한국지엠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대우와의 인연을 끊었다.
올해는 한국지엠에게 재도약의 해다. 지난 2007년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바라보고 있다.
한편 한국지엠은 지난 지난 10년간 자동차 누적생산량이 총 1517만3821대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2002년 4조원에서 지난해 15조원으로 4배 가량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