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사업 후폭풍…강남도 무너질 수 있다

입력 2012-10-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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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위기에 있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롯데관광개발 등 대주주간 경영권 쟁탈전으로 좌초위기에 몰린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사업비 31조원)이 결국 파국을 선언할 경우 가뜩이나 침체의 골이 깊은 시장에 직격탄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 KB자산운용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나 금융사들도 대거 출자한 만큼 사업 좌초는 국내 경제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인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사회에서 코레일(1대주주)과 롯데관광개발(2대주주)간 갈등이 사실상 봉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개발과 분리개발이라는 사업의 대전제에 대한 입장차가 뚜렷한데다 증자 방식이나 금액에 대해서도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꼬일데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할 장본인인 정창영 코레일 사장, 박해춘 용산역세권개발 회장,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등이 서로 회피하거나 접촉을 거부하는 등 그간 쌓인 감정의 골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사실상 사업 파국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은 투자 심리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단군 이래 사상 최대규모 사업인 용산개발 사업의 좌초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서울시는 물론 정부(국토해양부), 정치권까지 연계된 사상 최대규모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그만큼 시장에 상징성이 큰 사업”이라며 “사업이 무너지면 부동산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감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리 위축은 부동산 거래시장의 선순환 구조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가뜩이나 얼어붙은 시장을 더 위축 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강남권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강남권은 최근 수년간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위치적으로도 용산과 워낙 가까워 직접적인 사정권안에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장경철 상가 114 이사는 “용산역세권 개발 호재를 홍보했던 분양 업체에게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좌불안석’이다. 특히 인근에서 주택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사업 좌초가 자신들 사업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바짝 긴장한 상태다.

용산에서 분양을 앞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용산 개발 사업 불확실성에 따라 분양 일정과 사업지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경우 통합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원 아파트 한 주민은 “6~7년간 사업 기간만 끌다 보니 주민들이 지쳐 자포자기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제대로된 보상을 서두르든지, 아니면 재산권이라도 행사하게 해달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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