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처방권 놓고 의사-한의사 갈등 점화

입력 2012-10-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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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한약 이름만 바꾼 제품” 비방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놓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한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 처방권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전통의학 지식을 기반으로 제조된 천연물신약을 의사가 처방하면 보험급여가 되고 한의사가 처방하면 보험급여가 불가능하다.

천연물신약이란 화학물질이 아닌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으로서 조성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말한다. 현재 천연물신약으로 식약청 허가를 얻은 제품으로는 신바로캡슐, 모티리톤정, 레일라정, 조인스정, 아피톡신주사, 스티렌정, 시네츄라시럽 등 7품목이 있다.

이중 아피톡신주사, 레일라정을 제외한 5개 품목이 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이다. 이들 5개 제품은 제약업체의 신청으로 보건복지부 고시에 등재돼 있고 의사의 처방에 대해서만 보험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것은 한약을 영어로 이름만 바꾸어 양의사의 손에 쥐어 준 것에 다름아니다”라면서 “한약을 이름만 바꾼 제품인 천연물신약에 대한 신규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준비 중인 신규 품목허가 및 추가 건강보험 적용 등재를 즉각 중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원래 천연물신약개발 계획은 2000년대 초반 국가 차세대 성장 동력 개발을 위해 천연물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 아스피린이나 탁솔과 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성분을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국가 주도형 사업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무려 16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도 아무런 성과가 없자, 제약회사와 식약청 공무원들이 서로 결탁해 여러 차례의 식약청 고시변경을 통해 단일 성분, 단일 본초를 넘어 기성 한약 처방의 추출물까지 신약으로 규정해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천연물신약은 의약품으로서 의사 처방범위 내에 있고 한약의 처방내역서 작성·발급 등에 대한 제도마련 없이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의사 처방 자체가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희국(새누리당) 의원은 “천연물신약에 대한 처방권을 두고 의사와 한의사간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데 주무관청인 복지부는 너무 여유를 부리고 있다”면서 “천연물신약의 처방권과 보험급여 적용문제는 국민의 입장에서 어떤 결정이 이로운지를 따져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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