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국제영화제’는 토론토, 몬트리올 영화제와 함께 캐나다에서 열리는 가장 큰 영화 행사로,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1997)가 동아시아의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용호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2년에는 황정민, 정찬 주연의 퀴어 영화 ‘로드 무비’ 또한 초청된 바 있어, ‘백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울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 3일 개막하는 ‘런던한국영화제’는 2006년 시작해 매년 다양한 한국영화들을 유럽에 알리고 있으며, 올해는 ‘백야’를 통해 한국 퀴어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제 1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 당시 전석 매진을 이루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었던 작품인 만큼,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떠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1년 실제 일어났던 ‘종로 묻지마 폭행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백야’는 게이라는 이유로 일방적 폭행을 당해야 했던 아픈 기억을 지닌 ‘원규’가 채팅을 통해 만난 퀵서비스맨 ‘태준’과의 하룻밤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세련된 영상과 절제된 대사, 고혹적 음악이 어우러져 애절한 감성을 자아낸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여전히 냉대와 차별이 공공연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의 아픔을 보다 깊이 있게 느끼게 한다.
‘후회하지 않아’ 김남길, 이영훈에 이은 원태희, 이이경의 연기 호흡은 ‘백야’의 주요 포인트다. ‘지옥화’를 통해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던 이력을 지닌 원태희는 ‘백야’에서 승무원 ‘원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이송희일 감독이 발견한 신예 배우 이이경 또한 퀵서비스맨 ‘태준’ 역을 통해 재능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해외영화제에서의 잇단 초청으로 해외 관객들을 미리 만날 준비를 마친 ‘백야’는 오는 11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