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3일 공보업무를 총괄하는 공보단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대(對) 언론기능을 보강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 악재로 뒤덮인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향후 대선판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단행한 조치로, 기존 공보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외려 잡음만 일으킨 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후보는 대선 87일을 앞둔 현재, 당내에서도 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는 등 국민통합행보에 나서 주목받았지만 이후 인혁당사건 등과 관련한 역사인식 논란,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 등 측근들의 돈추문 등에 휩싸이면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선출마 선언 뒤엔 공고하던 지지율마저 흔들려 두 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각각 역전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공보단은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종용·협박 파문, 김병호 전 단장의 인혁당 및 유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선긋기 발언 논란 등만 일으켰을 뿐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박 후보는 단장 인선 27일 만에 핵심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으로 공보단장을 전격 교체, 대언론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이다.
신임 이 공보단장은 박 후보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경선에서 박 후보의 공동대변인을 맡았으며 이후로도 오랫동안 박 후보의 ‘입’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그는 앞으로 박 후보의 의중을 언론에 정확히 알릴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또한 박 후보는 자신과 상의 없이 자신의 ‘인혁당 판결은 두 가지’ 발언 관련해 사과 논평을 내 혼선을 빚은 홍일표 당 대변인의 사의를 수용하고 측근인 김재원 의원을 후임 대변인으로 임명, 역시 자신의 ‘복심’을 언론에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