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설 태세다.
박근혜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지난 달 20일 출마선언 이후 한 달간 정체상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당내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사석에서 “박 후보가 이번에 안 될 것 같다”고 얘기할 정도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후보는 출마를 선언 직후인 지난 달 20~24일 실시한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 조사에서 48.7%를 기록, 45.3%를 얻은 안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박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지 한 달여, 안 후보 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19~20일 조사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44.0%로, 49.9%를 얻은 안 후보에 역전 당했다. 박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던 문 후보도 47.0%의 지지율로 박 후보(46.0%)를 제쳤다. 박 후보는 출마 선언 후 한 달 동안 제자리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이는 박 후보의 과거사 관련 발언과 측근 비리의혹 등 악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 차원에서 나온 대책이 조직정비와 과거사 정리다. 중앙선대위를 조속히 출범시키고 당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도부의 주장엔 상당부분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이전에 중앙선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이 일차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중앙선대위를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불통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선대위 구성은 그동안 일부 친박 의원들이 쥐고 흔들었던 권력 구조를 분산하는 효과가 따른다. 물론 여기엔 참신하고 여론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들어와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서병수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조직체계도 재정비하는 분위기다. 서 총장은 최근 각 당협위원장과 연쇄회동을 갖는 등 지역조직을 추스르며 집안단속에 나섰다.
박 후보도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판교 테크노밸리 글로벌 R&D센터서 열린 광역·기초의원 워크숍을 찾아 내부 조직을 다졌다.
반면 과거사 문제의 경우 박 후보의 전향적 발언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 이를 둘러싼 의견 또한 분분해 합의점 찾기가 여의치 않다. 한 재선 의원은 “박 후보는 소통이 잘 되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주변 참모들이 박 후보의 눈과 귀를 막고 직언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여론을 경청하고 측근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