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보험 절판 이유는 그럴듯하지만 손보사들이 애초부터 날씨보험을 적극 판매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기상 재해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날씨보험이 활성화될 경우 손해율 상승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날씨보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보사들이 날씨보험을 적극 판매할 리 없다.
실제로 국내에서 날씨 관련 보험을 출시한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에 불과한데 판매실적도 거의 없다.
보험 전문가들은 “보험상품의 종류도 한정됐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날씨보험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아 날씨보험 실적이 낮다”고 지적한다. 손보사들도“실적이 없는데, 날씨보험 판매를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기보험, 실손보험 등은 공격적 마케팅을 하던 손보사들이 날씨보험에 대해서 만큼은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는 이유다.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날씨보험은 실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상재해로 발생한 피해액은 7942억원에 달했지만 지급된 보험금은 전체의 6%인 478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액 627억달러(약 75조)에서 보험금으로 지금된 보상액은 339억(약 40조)로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국립기상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GDP의 52% 수준인 약 400조원이 날씨 등 영향에 민감하며 이는 미국(GDP의 42%), 일본(GDP의 51%)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수요가 없다며 날씨보험을 외면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와 민간 보험사는 국민들이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