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맞춤형 점포' 고객 곁으로]여기, 은행이야 카페야?

입력 2012-09-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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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카페처럼…은퇴자 사랑방처럼…특화 점포로 특정계층·세대 모시기 심혈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월 서울 청파동 숙명여대 앞에 문을 연 락(樂)스타 1호점인 눈꽃지점. 숙명여대 재학생이 아이패드를 이용해 과제물을 작성하고 있다.
# 대학생 김모씨(23)는 학과공부와 취업준비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은 과 동료와 스터디를 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스터티를 위해 빈 강의실을 찾거나 학교 앞 카페를 찾아 전전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 학교 앞에 생긴 은행 지점에서 스터디 공간을 제공해 편안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 대기업 회사원으로 다니다 은퇴한 이모씨(65)는 은퇴 후 마땅히 보낼 만한 곳이 없어 약속이 없으면 집이나 도서관에서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집 근처 노인정에 가기에는 나이가 너무 젊고 도서관에 혼자 지내기에도 답답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집 근처에 한 은행이 시니어들을 위한 특화지점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점 내 스크린 골프장을 사용하거나 헬스, 문화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많아 친구도 사귀고 건강과 문화 욕구도 챙길 수 있어 자주 이용하는 애호가가 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 앞에 위치한 락스타 천마지점에서 이 대학 음대생의 연주로 세미 클래식 공연을 열었다.
시중은행이 고객 곁으로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기존 획일화된 점포를 버리고 특정 계층이나 세대를 공략한 맞춤형 점포로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수익성을 위해 고액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점포를 앞다퉈 내놓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신규 고객 확보와 저원가성 예금 확대, 은행 이미지 개선 등 1석3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맞춤형 점포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들이 맞춤형 점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 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이 매년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CD·ATM, 폰뱅킹, 모바일 뱅킹, 인터넷 뱅킹 등 활성화되면서 굳이 직접 은행을 찾을 필요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을 직접 찾지 않고 ATM기나 인터넷·모바일 거래를 할 경우 시간 절약과 수수료 감면이 있어 경제적으로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연계 상품을 소개하거나 친밀감 있게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 간 고객 유치경쟁에서 특화를 내기에는 쉽지 않다.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유혹할 수 있는 당근이 필요한데 은행들이 추진하는 맞춤형 지점이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근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유학생이나 대학생, 30대~40대 직장인, 주부, 장년층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점포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맞춤형 점포는 기존 획일화된 점포와 달리 소규모 특화 점포로 개설되고 있다. 지점 내부 디자인이나 고객 편의시설도 고객별 특성 맞게 꾸미고 있다. 기존 딱딱했던 은행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친근한 은행으로 돌아선 것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17일 강남구 삼성동에 글로벌 뱅킹센터를 열어 해외 유학생이나 이주자, 해외 이민고객 등을 대상으로 전문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부 맞춤형 지점은 수익보다 비용이 많이 나가는 경우가 많아 최고경영자 처지에서는 도입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 탐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 수익성만 강조해 서민금융 지원을 외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서민지원을 위해 대출금리를 낮추다 보니 비용이 적게 드는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절실한 입장이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기존 고액자산가 위주의 특화점포 운영에서 맞춤형 점포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맞춤형 점포는 기본적인 금융서비스 외에 고객별 특성에 맞춰 콘서트, 취업설명회, 영화와 음악 감상, 스크린 골프 등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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