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의 경우 지난 17일 기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10㎏(특등급)에 1만5862원을 기록, 15일보다 8%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58%, 지난해보다는 137% 급등했다. 배추 가격이 2011년의 사상 최고치(1만8521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상추를 비롯한 채소류 값도 상승했다. 이날 가락시장에서 상추(적엽 품종)는 4㎏(특등급)에 5만676원으로 15일(4만8564원)보다 4%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57%, 지난해보다는 608%나 뛴 가격이다.
풋고추 가격도 지난 15일보다 36.3% 상승했고, 취청오이는 22%, 쑥갓은 21.7%, 시금치는 11.2%씩 각각 올랐다.
낙과피해도 잇따르면서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가락시장에서 사과(홍로 품종)는 5㎏(특등급)에 3만6588원으로 전날보다 5%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8%, 지난해보다는 121%나 뛰었다. 특히 사과는 이번 태풍이 지난 후에는 가격이 10%쯤 더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추석 제수용품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원황 품종)는 15㎏(특등급)에 5만2567원으로 전날보다 8%, 지난달보다 3%, 지난해보다 45% 올랐다.
태풍으로 배들이 조업을 중단하면서 고등어 등 어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고등어는 10㎏(상등급)에 2만5000원으로 지난 3일(1만9000원)보다 32% 상승했다.
또 통영 앞바다 쪽 굴양식장이 피해를 입으면서 굴 가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산바가 남해안과 영남내륙, 강원지역을 관통하면서 곳곳에서 침수, 정전, 산사태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52만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18일 밝혔다. 또 주택과 상가 582동이 침수되거나 파손됐고 438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이번 태풍으로 차량 2000여대가 침수·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볼라벤, 덴빈에 이어 초대형 태풍 산바까지 잇따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보험사들도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 보상의 최후 안전판인 정부의 농업재해보험 기금도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 피해 보상금만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부 기금도 바닥이어서 피해복구 예산 지원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재해보험 지급액으로 책정한 예산은 작년(100억원)보다 20억원 적은 80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소 3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