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곧바로 후보가 결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3일 다시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장외주자인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라는 2차 관문을 남겨두고 있어 최종적으로 자당 후보가 대선에 나오지 못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당내 경선이 ‘2부 리그로 전락했다’는 자조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안 교수 측의 폭로로 ‘박근혜 대 안철수’라는 양자 구도가 강화되면서 민주당은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안철수 불출마 협박 진상조사위’ 구성과 국조 카드를 내밀면서도 내심 이번 대선에서 안 교수에게 주도권을 뺏겼다는 불안감도 커졌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내주며 ‘불임정당’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자당 대선 예비 후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장외 유력주자인 안 교수에게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 향후 대선 후보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정세균 대선경선 후보가 8일 합동연설회에서 “안 교수를 둘러싼 진실공방에 당 지도부가 진상조사위를 만들고 야단법석”이라며 “아무리 안 교수가 연대와 단일화의 대상이라 하더라도 당의 경선을 들러리로 만들고 선출될 우리 후보의 경쟁력을 상처 내는 이런 부적절한 행동이 웬 말이냐”고 불만을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안 교수의 독자출마설도 나온다. 이 경우 박 후보, 안 교수, 민주당 후보와의 3자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양자구도시 야권 단일후보에게, 3자구도시 박 후보에게 판이 각각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친노(친노무현)와 비문(非文) 간 갈등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 안팎에선 이런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 교수와 단일화를 할 경우 당내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