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곡물 수출국인 미국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에서도 식량대란 공포가 커질 전망이다.
쌀 작황 부진으로 아시아 지역의 쌀값이 3개월 안에 10% 상승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태국의 가뭄 정도에 따라 쌀 가격이 t당 30~40달러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국산 백미는 수주 안에 t당 600달러로 현재 565달러보다 35달러 오를 전망이다.
인도산 백미는 현재 t당 240달러에서 450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필립 맥니콜라스 피치 아시아 국가 신용등급 책임자는 “아시아는 주요 쌀 소비국인 것을 감안해 높은 가격을 주시해야 한다”면서 “필리핀 싱가포르 같은 쌀 순수입국가들이 가장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인 생산량 변동과 인도의 우기 강우량 감소, 태국의 쌀 수매 정책 등이 쌀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이번 몬순시즌에 비가 적게 내리면서 쌀 생산이 줄었다.
인도는 지난해 3년간의 쌀수출 금지를 해제하고 세계 시장에 주요한 쌀 공급원으로 나서면서 쌀 가격 안정에 기여했으나 가뭄으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가뭄이 심해지면 인도가 다시 쌀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쌀수출국인 태국은 정부가 농민들로부터 시장 가격보다 비싼 값에 대량의 쌀을 수매하면서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비축분이 1600만t이 넘어 정부가 곧 수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글로벌인사이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량의 쌀 비축 영향으로 태국이 쌀을 수출할 것”이라면서 “이는 인도의 가뭄으로 오른 쌀값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각국은 쌀 가격 상승에 대비해 관련 예산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들은 국내 수매를 늘리고 있다.
필리핀 등에서는 민간 무역업자들에게 수입 물량을 증가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