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큼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흔들리고 있다.
후발 주자인 구글 크롬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IE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텟카운터에 따르면 크롬의 전 세계 점유율이 지난 5월 익스플로러를 넘어섰다. 한국에서도 7월 20%를 넘어서며 꾸준히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넷애플리케이션즈는 최근 조사방법과 표본 등의 차이로 IE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지만 크롬 점유율의 상승추세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개방형 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와 애플 사파리 등도 IE 추격에 가세하고 있다.
크롬 등 반(反)MS 진영 브라우저들의 상승세는 국내 인터넷 환경의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가 차세대의 웹 표준을 HTML5로 정하고 웹 환경을 개선할 것을 발표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방통위에 따르면 국내 주요 200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액티브X의 사용률은 1분기 84%에서 2분기 74%로 감소했다.
지마켓을 비롯해 알라딘·예스24·11번가 등 주요 쇼핑몰에서 IE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를 통해 결제가 가능해졌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 등 은행권에서도 다양한 브라우저에서 기본적인 인터넷뱅킹을 제공해주면서 국내 웹 환경이 IE 쏠림현상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국내 웹다양성 옹호론자들은 크롬의 가파른 성장에 대해 빠른 웹서핑 속도뿐 아니라 해킹 등의 위험에 덜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대량 보급에 따른 모바일 환경과의 연동에서 IE보다 앞선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실제 구글안드로이드 OS가 적용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과 PC에서 사진과 문자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크롬의 장점이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에버노트 드롭박스 등 클라우딩 컴퓨팅 지원 프로그램 사용자들은 크롬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는 평가다. PC에서 입력한 자료를 스마트폰에서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역시 자동전송과 동기화를 통해 PC 접속을 통해 인터넷접속이 되는 모든 곳에서 공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국내에서도 인터넷 사용자들의 브라우저 선택권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크롬 브라우저를 위한 크롬 애플리케이션 마켓 역시 국내 사용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고 밝혔다.
MS 역시 반격에 나설 태세다. IE10이란 최신 버전을 통해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들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자사의 스마트폰인 윈도폰과 아이패드 대항마로 출시예정인 태블릿 PC‘서피스’간 유기적인 콘텐츠 공유를 손쉽게 해줄 전망이다. 물론 현재 절대 다수의 PC에서 운용중인 윈도OS까지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