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휘성 허페이시 인민법원에서 9일(현지시간) 살인죄로 기소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인 구카이라이의 재판이 시작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명의 영국 관리도 이날 재판을 참관한다.
태풍 하이쿠이가 도시를 강타한 여파로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 경찰들은 법원 주위로 50m를 줄로 치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아무리 강한 권력을 지닌 사람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 사법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률 전문가인 랜디 피렌붐은 “10년 만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당에 대한 믿음을 고취시키려고 글로벌타임스가 이같이 보도했다”며 “그러나 정치적인 개입 없이 재판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보시라이와 구카이라이의 아들인 보과과는 법원에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전일 밝혔다.
보과과는 미국 CNN방송에 보낸 이메일에서 “어머니를 기소한 범죄의 동기로 내가 지목됐기 때문에 진술서를 제출했다”면서 “어머니가 나의 진술서를 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에서 유죄 판결 비율은 98%에 이르기 때문에 구카이라이가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또 구카이라이는 사형유예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사형유예판결은 사형 판결을 내리되 집행은 유예하는 것이다.
한편 재판에 제출한 증거를 보면 당이 보시라이를 어떻게 다룰지 추측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보시라이는 지난 4월 당 기율을 심각하게 위반한 혐의로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으나 중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구카이라이 사건과 보시라이를 따로 떼 내 보시라이에 대해서는 부정부패 연루 혐의로만 처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