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물질특허 만료에 따라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의 저가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잇따라 보다 저렴한 제네릭(복제약)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정당 2000원대의 제네릭까지 등장하면서 오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식약청에 시판 허가를 받은 비아그라 제네릭은 16개사 28개 품목이다. 또 복제약을 만들기 위해 생동성 시험을 신청한 곳도 19개사에 달한다. SK케미칼의 필름형 발기부전치료 신약 ‘엠빅스S’가 장당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해 말 출사표를 던진 이래 5000원대 제네릭 제품들이 쏟아졌다. 여기에 최근 한미약품이 50mg 가격을 1정당 2500원으로 크게 낮춤에 따라 가격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다수 소비자가 가격적 이점으로 가짜 약을 구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저가 제네릭 출시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지나친 가격 경쟁과 선정적 제품명을 앞세운 과도한 제약사 마케팅은 오남용은 물론, 자신에 맞는 약물을 선택하는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제네릭 업체들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위해 ‘쎄지그라’, ‘스그라’ 등을 제품명으로 내세워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변경 권고를 받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약국가와 개원가에서 비아그라 제네릭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 대기실이나 약국 내에서 환자가 쉽게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며 “전문약 대중광고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정부가 이같은 불법상황을 방치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이 선택의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임일성 비뇨기과개원의사 회장은 “발기부전치료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될 경우 부작용이 축적되고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 회장은 “실제 저렴한 제네릭 판매가 시작된지 한달도 안된 상황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무조건 제품을 선택하지 말고 각각 제품의 특성과 안전성 등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