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 오면서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영화다. 공식 발표 전부터 국내외 주요 언론들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 될 유력한 작품으로 손꼽으며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한국영화의 인연은 1987년 임권택 감독, 강수연 주연의 ‘씨받이’로 시작되었다. 이후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이어 한국영화 사상 세 번째로 김기덕 감독의 ‘섬’(2000)이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전세계에 김기덕 감독의 이름이 알려졌다. 그 후부터 매년 한국영화가 빠지지 않고 베니스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입성했으나,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한국영화의 공식 경쟁부문 진출이 불발되어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피에타’의 공식 경쟁부문 초청은 그동안 부재했던 한국영화가 7년 만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기덕 감독은 200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빈 집’으로 은사자상(감독상), 젊은비평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세계가톨릭협회상 등 총 4개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2012년 ‘피에타’로 어느덧 네 번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국내에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역대 최다 진출자인 김기덕 감독은 “‘섬’ ‘수취인불명’ ‘빈 집’에 이어 ‘피에타’가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피에타’는 돈 중심의 극단적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과 증오로 파멸을 향해 추락하는 우리의 잔인한 자화상에 대한 경고의 영화다. ‘피에타’의 충격적인 라스트 장면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피에타’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초청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의 새로운 뮤즈로 그동안의 이미지를 깨는 치명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배우 조민수는 “베니스, 아름다운 곳으로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로서 많은 열정을 얻었던 영화 ‘피에타’가 또 한 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나쁜 남자’ 페르소나의 계보를 이어갈 강렬한 카리스마의 배우 이정진은 “10년 넘게 연기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온다. 김 감독님을 비롯한 ‘피에타’의 모든 관계자 분들과 대한민국 영화 관객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으로 관객 여러분을 찾아뵙고, 이 꿈만 같은 초청이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29일 개막하며, 영화 ‘피에타’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의 월드프리미어 규정에 따라 국내 개봉은 오는 9월 6일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