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21일 오전 11시께 오픈 이틀째를 맞은 프라다 매장 앞에는 300여명에 달하는 인파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프라다 매장을 지나, 코코브루니, 멀버리, 토즈, 마이클 코어스, 에스까다 매장까지 ㄷ자로 이어진 긴 행렬이었다.
프라다는 지난 금요일인 20일 국내 최초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문을 열었다. 오픈 첫날 오전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입장까지 3시간여가 걸렸다고 안내요원이 전했다.
그는 “어제(개장 첫날)에는 에스까다를 지나 케이트 스페이드, 듀퐁, 크로노다임, 오일릴리 매장까지 줄 서 있었다”며 “오늘은 어제보다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프라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고객들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2시간여의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로 젊은 부부, 연인들이 많았고, 가끔 노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그들은 먼 걸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왔다는 김 씨(55세)는 “딸 친구가 어제 1시간 30분 줄서서 백화점의 절반 가격에 가방 사왔다는 소식을 듣고 딸과 예비 사위와 함께 왔다”며 “현재 한 자리에서만 40분 넘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더위에 지친 이들은 아이스 커피와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고, 점심때가 되자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기도 했다. 더운 날씨에도 중간에 이탈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알고 왔다는 듯이 본인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이들은 새로운 상품을 절반 가격에 만나본다는 설렘이 더 커 보였다.
기다리는 동안 곳곳에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고객별 하루 구매 가능 수량을 적은 것으로 가방은 2점, 지갑과 파우치는 3점, 다른 액세서리는 5점으로 제한돼 있었다.
프라다 매장 출구 쪽에는 저마다 어깨에 쇼핑백을 메고 환한 웃음을 지은 채 나오고 있었다.
기자도 1시간여의 기다림 끝에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 밖만큼이나 매장 안도 고객들로 북적였다. 30여 명이 넘는 직원과 100여명 족히 넘어 보이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파주점 A관 1층에 오픈한 이 매장은 약 825㎡ 규모로 많은 종류의 가방·신발·의류 등이 진열돼 있었다. 가방 가격은 대체로 80~120만원, 지갑은 30~50만원 선이었다. 신발은 보통 20~40만원대로 한꺼번에 여러 켤레를 구매하는 여성 고객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인기 상품은 진열하기가 무섭게 팔려나갔으며,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가방 진열장에는 상품이 많이 빠져나간 것을 볼 수 있었다. 서랍장에도 상품이 거의 없었다.
매장 직원들은 수많은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프라다 매장 관계자는 “진열된 상품이 전부다. 어제오늘 가방이 동났다”며 “우리도 언제 어느 때 어떤 상품이 들어오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상품이 많이 빠져 빈손으로 매장을 나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같은 시각 다른 명품 매장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바로 옆 아시아 최초의 멀버리 아울렛 매장은 대여섯 명의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을 뿐이었다.
멀버리 매장 관계자는 “알렉사의 경우 노세일 제품인데 프라다의 입점 확정 소식에 최근 30% 할인된 153만86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백화점에서도 동일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남아있는 물량이 몇 점 없다”고 말했다.
오후 5시가 넘어선 시간에도 프라다 매장으로 향하는 긴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