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피에타’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다.
4년간의 긴 침묵을 깨고 언론과 대중들 앞에 나서는 김 감독의 공식적인 첫 행보라는 의미 있는 자리인 만큼 그에 걸맞게 121년 역사의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제작보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영화 제작사 측은 전했다.
특히, 서울주교좌성당은 총회신학교 출신으로 그동안의 작품들에서 종교적인 코드를 통해 삶을 통찰해왔던 김 감독과 성모마리아와 죽은 예수의 모습을 그린 미술 양식 ‘피에타’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신작 ‘피에타’의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제작보고회가 열리는 서울주교좌성당(대한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은 1891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1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적인 성공회 대성당으로, 동양 최초의 로마네스크양식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1978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3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군사독재 정권에 대항한 민주화 운동인 6월 항쟁이 시작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서울주교좌성당은 바로 옆에 위치한 덕수궁과 함께 아름다움을 더해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방문하는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유서 깊은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서울주교좌성당이 일반적인 장소가 아닌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는 문화재라 행사 개최가 쉽지 않았지만, 한국영화 역사상 김 감독이 쌓아온 업적과 명성을 감안하여 특별히 허가를 받게 되었다.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국내 최초로 열리는 ‘피에타’ 제작보고회에 대해 성당의 수석보좌사제 유시경 신부는 “성당은 종교 공간이지만 이번 기회에 문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어 기쁘다. 서울주교좌성당이 지닌 역사와 아름다움으로 볼 때, 이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라고 생각되어 흔쾌히 응하게 되었다”며 행사 개최의 남다른 의미에 대해 전했다.
이처럼 ‘피에타’ 제작보고회는 국내 최초로 121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성당에서 열리는 김기덕 감독의 4년 만의 첫 공식행사로 그 특별함을 더하며 본격적인 ‘피에타 신드롬’의 시작을 알릴 것이다. 영화 개봉은 다음 달 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