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내달 1일 개장 16주년을 맞이한다. 시가총액 및 상장회사수는 세계 4위 수준에 이르렀고 거래대금은 2위를 차지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하지만 압축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한탕을 노린 개인들의 도박성 투자가 빈번해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고’, ‘기관과 외국인이 외면하는’ 시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총 13배…상장사 308개->1012개
1996년 출범 원년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서 1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상장법인 수도 331개(1997년 1월 기준)에서 1012개(2012년 6월28일 기준)로 3배 이상 늘었다. 거래대금과 거래량도 풍부해졌다. 1997년 6월 한 달간의 평균 거래량은 11만4000주, 평균 거래대금은 27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2012년 6월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7000주, 1조3000억원으로 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도 지각변동이 있었다. 1997년 1월 3일 기준 코스닥 시장 시총 1위에는 현대중공업(1조300억원)이 자리했지만 지금은 시총 5조2000억원의 셀트리온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과거와 현재 모두 시총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은 동서가 유일하다. 동서의 시총은 당시 830억원에서 9100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과거 시총 상위사는 현대중공업, 기업은행, 평화은행, 케이씨텍, 쌍용건설 등이다. 현대중공업과 기업은행, 케이씨텍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중공업은 시총이 19조원으로 20배 가까이 성장하며 코스피 시장 시총순위 6위에 자리매김했다. 지난 한해 코스닥 시장은 유상증자 6063억, 기업공개(IPO) 1조796억원 등 총 1조6859억원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모럴해저드, 머니게임 등 부작용 ‘여전’
예전에 비해 급감했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머니게임이나 횡령·배임 같은 모럴해저드 발생 빈도가 코스피에 비해 현저히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문제, 특히 제대로 된 기업 평가를 위해 회사 성장 이후 자연스럽게 1부리그(?) 코스피로 이전하는 행렬 역시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우량한 코스닥 기업들은 대부분 코스닥 시장을 떠났다. NHN, 엔씨소프트, 아시아나 항공,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 16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둥지를 옮긴 기업은 89개 사에 달한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최근 퇴출기준을 강화하며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의 증권금융 범죄 양형기준 강화도 코스닥 시장 건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