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친구’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친숙하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테마주들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에는 정치테마주가 요동을 쳤다. 루머에 따라 ‘묻지마 투자’를 일삼는 개인 투자자들을 향한 금융당국의 경고 메시지도 ‘한탕’을 노린 투자자들의 테마주 사랑(?)을 잠재우지 못했다. 테마주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군을 의미한다. 테마의 종류는 적게는 140개에서 많게는 250개로 분류되고 각각의 테마가 편입한 종목 역시 최대 40~50개에 이른다.
◇‘정치테마주’ 전성시대
지난 6개월간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테마주는 바로 정치인과 관련된 종목이다. 이른바 ‘정치테마주’로 불린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잠재적 혹은 유력 정치 후보자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멀다하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정치테마주 중심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관련주가 자리한다. 써니전자, 솔고바이오, 오늘과내일, 잘만테크, 우성사료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 평균수익률 1.19%였던 반면 관련주들은 평균 주가상승률은 181.83%에 달했다. 회사 부사장이 과거 안철수연구소(현 안랩)에 근무했다는 소식 덕에 써니전자는 올해 초 397원이었던 주가가 3850원까지 치솟으며 무려 869.77%의 급등세를 연출했다. 안철수 관련주의 폭등은 안 원장의 대선행보 여부 등 정치참여 소식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의 또다른 테마주는 문재인 관련 종목이다. 우리들제약(306.65%), 조광페인트(152.85%), 바른손(145.14%), 영진인프라(97.22%), 유성티엔에스(11.44%) 등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하면서 끝을 모르고 올랐다.
야권에 안철수와 문재인이 있다면 보수진영에는 대표 대선주자로 자리를 굳힌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EG, 오텍, 엠텍비젼, 비트컴퓨터 등이 그 주인공이다. 비트컴퓨터는 조현정 대표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6000원대의 주가가 52주 최고가인 1만350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대주주로 있는 EG, 박 전 대표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저출산대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다.
◇글로벌 경기·정부정책 테마주 형성
1월부터 3월까지 코스피 시장의 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의 실적호조와 갤럭시S3 출시 발표 등으로 스마트폰 관련주들도 덩달아 뛰었다. 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스마트폰 부품기업 인터플렉스, 슈프리마, 인프라웨어, 대덕전자, 플렉스컴, 에스에프에이가 눈에 띄는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3.0% 내렸지만 이들 기업은 평균 5.53%의 등락률을 시현했다.
글로벌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내 증시의 특성 상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혜주 그룹도 형성됐다. CJ오쇼핑과 오리온, 베이직하우스, 락앤락,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는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성장과 수익성 증가에 대한 기대로 주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정책인 4대강 사업도 테마주로 부상했다. 지난 2월 4대강 중 하나인 낙동강 사업이 예정되로 진행되면서 동신건설, 울트라건설, 이화공영 등이 4대강 관련주로 강세를 보였다. 이화공영은 주가가 1000원에서 3만원으로 30배 가량 급등했다. 분단이라는 정치적 상황을 겨냥한 남북경협주도 등장했다. 북한의 핵실험 계획 여부 등 북한의 정세 변화에 따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광명전기, 이화전기, 제룡전기, 선도전기가 그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