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생존경쟁 뚫은 신인기수들...안효리·박현우 기수 데뷔

입력 2012-06-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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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기수 박현우(왼쪽)와 안효리

한류열품의 주역으로 K팝 전성시대를 열어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경마공원 기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일 것 같은 이들의 공통분모는 바로 데뷔 전 다년간 연습생으로 생활하면서 혹독한 연습에 치열한 생존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데뷔할 때부터 이미 검증된 실력에 프로의식을 갖춘 ‘준비된 신인’이다.

경마교육원의 엄격한 훈련과 경쟁을 이겨낸 신인 수습기수들이 경주로 위의 또 다른 출발선상에 섰다.

주인공은 바로 서울 경마공원의 신성(新星) 안효리(24세) 기수와 박현우(23세) 기수. 지난 7일(목) 안효리 기수는 10조(정호익 조교사), 박현우 기수는 36조(김양선 조교사)와 각각 기승계약을 맺었다. 지난 16일에는 청렴 선언을 포함한 대고객 소개 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데뷔를 알렸다.

30기 동기 기수가 된 두 사람은 모두 마사고등학교 출신. 마사고는 조인권, 서승운, 장추열 기수 등을 배출하면서 우수 기수 양성의 산실로 자리 잡은 말 관련분야 특성화 고교이다. 마사고 졸업 후 이들은 경마교육원에서 선진 기승술과 레이스 운영을 배우면서 기수가 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밟았고, 남아공과 아일랜드 해외 연수를 통해 착실하게 실전 경험을 쌓았다.

‘카리스마’ 안효리 기수

“‘여자’기수보다 여자‘기수’ 안효리로서 인정받고 싶습니다.”

태권도 공인 3단인 안효리 기수는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와 복싱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운동적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진로를 모색하던 중 마사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교생실습을 온 현 심승태 조교사로부터 ‘기수’라는 직업을 접하게 된다. 안씨는 이후 경마교육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수로서의 꿈을 가꿔나간다.

주목받던 교육생이었지만 데뷔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2학년 진급시험을 치르기 바로 전날 심각한 어깨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지게 된 것. 이 때문에 입학 동기들보다 2년 정도 데뷔가 늦어지게 되었다.

힘들었던 공백의 터널을 지나 안씨는 더욱 성장했고, 단단해졌다. 김혜선 기수, 이신영 조교사 등 최근 여성 경마인들의 두드러진 활약에 대해 그는 “여성 기수들은 남성 기수들과 똑같이, 혹은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더 강도 높은 훈련을 자처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 말한다. 덧붙여 본인 또한 ‘여자’기수라는 데 큰 의미를 두기 보다는 ‘기수’ 안효리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인정받고 싶다며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준비된 실력파’ 박현우 기수

“20명 입학 동기 중 두 명만 남았습니다. 그만큼 치열했죠.”

2010년 경마교육원에 들어온 입학 동기들은 고되고 힘든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하나 둘 씩 낙오자가 생겼고, 결국 두 명의 교육생만이 남게 되었다. 이 둘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신인기수로 데뷔하게 된 실력파가 바로 박현우 기수이다.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박현우 기수는 왜소한 체격 조건을 살릴 수 있는 진로를 고민하다 마사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기수가 되기 위한 지난한 준비과정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동기 중 가장 먼저 기수 면허를 획득한 박씨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응시한 경마교육원 입학시험에서는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우여곡절 끝에 입학한 경마교육원에서는 엄격한 커리큘럼과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힘든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기수’라는 꿈에 대한 진정성이었다. 그는 “기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다른 길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꿈에 대한 빛나는 집념을 내비쳤다.

지난 16일 첫 출격을 마친 두 기수는 향후 2년간 경마교육원 소속의 수습기수로 활동하면서 320전 20승 이상의 조건을 채우면 정식기수면허 응시자격을 가지게 된다. 또 핸디캡경주와 대상경주를 제외하고 10승을 기록하기 전까지는 -4kg의 감량혜택을 받을 수 있다.

험난한 관문을 통과한 두 사람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어떤 기수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안효리 기수는 “한 마리를 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고, 박현우 기수는 “어떤 말을 타더라도 우승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막 출발선상에 선 두 기수가 장차 경주로 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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