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컹, 드르륵~” 말발굽 소리로 요란해야 할 과천경마장이 대형마트에서나 들을법한 쇼핑카트 구르는 소리로 가득 찼다. 6일 오후 찾은 과천경마공원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최근 급격히 오르고 있는 식탁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과 할당관세 확대 등 물가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물가는 쉽사리 잡히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마늘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 대파는 45.2% 가격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재래시장 등을 찾고 있지만 주차문제와 신용카드 사용 등의 문제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바로마켓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농업인들이 여는 직거래 장터로 한국마사회 측이 경마가 없는 평일 장소를 제공하고 전국 각지의 농업인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져와 소비자와 직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할 뿐더러 주차장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됐다.
이런 이유로 바로마켓은 하루 5000명의 소비자가 방문한다. 어림잡아 200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판매 통로에 쌀과 과일, 생선은 물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대형마트 못지않게 거의 모든 제품이 갖춰져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곳 농업인들은 “장이 열리기 직전에 수확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신선도면에서는 대형마트보다 이곳의 제품이 월등히 앞선다”고 이야기한다. 게다가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아 가격 역시 시중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또 수산물인 제주산 고등어 2마리와 오징어 5마리, 암꽃게 6마리가 각각 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축산물인 돼지 안심 부위와 삼겹살이 100g당 각각 980원과 1780원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이렇게 바로마켓이 대형마트 보다 저렴하게 농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2년째 이곳 바로마켓에서 부스를 차리고 쌀과 마늘 등을 판매하는 김춘복(60) 씨는 “전국 각지에서 농업인들의 물건은 물론이고 지역 제품들을 함께 가지고 오기 때문에 유통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채소는 생산 후 즉시 현장으로 옮겨 판매하기 때문에 신선함도 대형마트 보다 낫다”고 이야기했다.
농어업인들의 자부심만큼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과 신선함 그리고 농어업인들이 직접 이름을 내걸고 판매한다는 믿음 감에 반응이 좋다. 실제 바로마켓은 지난 2009년 개설이래 하루 평균 5000명의 소비자가 방문해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휴일을 맞아 바로마켓을 찾은 김은미(42·여) 씨는 “집 앞에 가까운 마트가 있지만, 가끔 아이들과 외출을 겸해 이곳을 찾는다”며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재래시장 보다 더 많은 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