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의 6·9 전당대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대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은 물론 연말 대선구도까지 요동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1일까지 진행된 지역경선 결과에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김한길 의원이 이해찬 의원의 대세론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자 내심 흡족한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강성’ 이미지인 이 의원보단 김 의원이 대표로서 상대하기 쉽다는 계산이다.
앞서 5월 황우여 대표를 선출한 새누리당내에선 온건한 관리형의 황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격화될 야당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내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비판 속에서도 박지원 원내대표가 당선되자 이 의원의 대표 당선 역시 기정사실화하며 “황 대표는 정치 10단의 이해찬에 못 이길 것”이란 말들이 흘렀다.
더군다나 박지원 원내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일 맹공, ‘이-박 연대’에 대한 새누리당내 우려가 깊어지던 상황이었다.
당 관계자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의원은 너무 세다. 황 대표 입장에서도 김한길 의원이 일하기 나을 것이고 민주당 차원에선 대선 공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안도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민주당 전대가 대선주자들간의 대리전격으로 치러지는 데 주목하고 있다. 고전 중인 이해찬 의원이 문재인 상임고문을, 파죽지세의 김한길 의원이 김두관 경남지사를 상징하면서 전대 결과에 따른 향후 대선 구도까지 그려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어느 후보의 당선이 대선에 더 유리할지에 대해선 아직 계산이 명확치 않다. 김영우 대변인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대선 대응양식을 달리해야 하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