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럭셔리 펀드는 "수익률도 럭셔리"

입력 2012-05-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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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기업 투자 수익률 고공행진…와인·물펀드 등 한때 쇠락하기도

#주부 김정인(52) 씨는 몇 해 전 PB센터에서 이색적인 펀드상품을 추천받았다. 주식투자는 위험성이 크고 은행금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때, 그의 담당 PB(Private Banker)가 명품, 물, 미술품, 와인 등 독특한 펀드상품을 김 씨에게 권했다. 명품에 투자하는 펀드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냈지만 기대를 갖고 시작한 와인펀드는 큰 손실을 감수하고 상환해야 했다.

명품 가방이 과소비를 부추기는 사치품만은 아니다. 투자 트렌드에 조금 더 민감한 투자자라면 명품 가방으로 돈을 벌 수도 있다. 시대의 인기를 얻거나 미래의 사업성을 가진 특별한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이색펀드가 평범한 재테크 방법에 지루함을 느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0년 말 389개였던 이색펀드(특별자산펀드)는 2011년 말 기준 410개까지 증가했다.

2000년대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등장한 아트펀드,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의 인기와 국내 와인 선호가 증가하면서 2007년~2008년 붐을 이뤘던 와인펀드, ‘물은 블루골드’라며 2007년 앞다퉈 나왔던 물펀드 그리고 최근 눈부신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럭셔리 펀드 등 그 당시 사회의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투자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행을 반영해 만들어진 투자상품인 만큼 처음의 반짝 인기가 장기적 수익성을 보장하진 않는 법. 반짝 스타로 사라진 비운의 펀드도 있는 반면 지금까지 꾸준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품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펀드 틈새시장에서도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며 상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또 이색펀드는 메인요리가 아닌 디저트로 전체 투자금액의 10% 내외로 투자비중을 제한하라고 조언한다.

럭셔리펀드는 이름 만큼이나 럭셔리한 수익률을 자랑한다. 지난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계적인 명품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 총 7개가 시중에 나와있다. 이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국내 펀드(주식형·혼합형·채권형) 수익률을 모두 크게 넘어선다. 가장 먼저 선보인 럭셔리펀드는 2006년 한국투자증권에서 내놓은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1(주식)(A)로 연초 이후 14.98%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A[주식]는 올해들어 16.72%의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6.32%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물 부족 상황에서 미래의 사업성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진 물펀드는 지난 1년간 기대 이하의 수익률로 ‘못난이 펀드’로 불렸지만 최근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물펀드는 상하수도 관리·정수·생수생산 및 판매 등 산업재에서 소비재까지 물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한다. 한국투자워터증권투자신탁1(주식)(C)는 지난 1년 수익률이 -16.40%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눈물을 쏙 뺐으나 올해 글로벌 증시 회복에 힘입어 연초 이후 1.77%의 플러스 수익률로 전환하며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준비를 하고있다. 총 7개 상품 중에서 산은S&P글로벌워터증권자투자신탁[주식]A가 9.12%로 돋보이는 수익을 내고있고 삼성글로벌Water증권자투자신탁1[주식](Ci), 삼성글로벌Water증권자투자신탁1[주식](C5) 등 삼성자산운용에서 출시한 4개 상품이 모두 8%의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며 부진했던 물펀드에 봄바람이 불고있다.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인 아트펀드는 올해 2개의 펀드가 신규 설정되며 총 5개가 운용되고 있다. 가격도 높고 매매가 쉽지 않은 미술품의 특성상 예술품 감상을 취미로 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골든브릿지명품아트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금전채권]은 설정 1년 만에 10.95%의 수익률을 거두며 지난 1년 국내 주식형펀드의 전체 수익률 -11.43%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연초이후 수익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PB는 간접거래의 한계와 미술품 투자 유행이 잦아든 점을 펀드쇠락의 이유로 제시하며 ‘유행’이 이색펀드의 출발점인 동시에 퇴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와인 열풍이 몰아쳤던 2007~2008년 와인펀드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7개까지 출시됐다. 하지만 저조한 수익률로 자금 이탈이 이어진 와인펀드는 4개의 공모펀드로 축소됐고 현재는 모습을 감춘 비운의 펀드다. 지난해 9월 상환된 유리글로벌Wine신의물방울증권투자신탁[주식]C/C의 최종 수익률은 -11.02%로 처음의 인기를 무색하게 했다. 유리글로벌Wine신의물방울증권투자신탁[주식]C/A -7.51%, 유리글로벌Wine신의물방울증권투자신탁[주식]C/e가 -6.33%의 마이너스 수익률로 체면을 구겼고 도이치DWS와인그로스(Wine Growth)실물 만이 4.77%의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밖에 한우 송아지를 농가에 위탁 사육시킨 뒤 수익금을 분배하는 ‘한우펀드’, 중국에서 일어난 한류열풍에 의해 만들어진 ‘드라마펀드’는 저조한 수익률로 설정액 50억원 미만 자투리 펀드로 전락했다. ‘새하늘공원’ 분양사업에 투자하는 ‘납골당펀드’와 2006년 공무원연금공단이 100억원을 투자한 ‘마이애셋항공기펀드’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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