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의 인기 트레이더들이 줄줄이 보수 조건이 좋은 헤지펀드행을 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에서 근무하는 존 실베츠 트레이더는 지난 5년간 회사채와 신용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회사에 7억달러를 벌어줬다.
그러나 그의 연간 보수 중 현금 보수 비율은 70%로 20% 줄었다. 나머지는 스톡옵션 등의 형태로 지급됐다.
보수 조건에 불만을 품은 그는 작년 9월 영국 헤지펀드 블루크레스트캐피털매니지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통신에 따르면 실베츠를 포함해 지난 2년간 10억달러를 회사에 벌어준 채권 트레이더 3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들 뿐만 아니라 지난 13개월새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에서 20명 가량의 트레이더가 헤지펀드로 유출됐다.
이들은 보수 삭감이나 연기, 리스크 테이킹 규모를 축소하는 은행보다 위험 부담이 높은 분야에서 계속 고수익을 올리는 헤지펀드나 투자회사에 근무하는 메리트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는 지난해 현금 보너스 상한을 6만5000파운드로, 도이체방크는 10만유로로, 모건스탠리는 12만500달러로 각각 제한, 이것이 트레이더들의 등을 떠미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전문 인재 컨설팅업체 퀘스트그룹의 더그 셰너 이사는 “회사 전체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던 사람이 이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직장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고 트레이딩에 관해 제한이 적은 곳으로 옮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크루트업체인 옵션스그룹의 마이클 카프 이사는 “헤지펀드는 이사급 트레이더에게 연간 20만~25만달러를 급여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대형 헤지펀드는 트레이더가 벌어들인 이익의 최대 12%를 보너스로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