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순동(銅)인 건 2,3등이 되라는 것.”
고순동 삼성SDS사장이 지난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열정락서’에서 한 말이다. 자기 자신이 ‘1등’이 될 수 없다면 비록 자신은 ‘2,3등’이 되더라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 ‘1등 조직’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 사장의 신념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찾아왔다.
4남매 중 막둥이로 태어나 ‘응석받이’로 자라 온 고 사장은 중학교 2학년 시절 인성검사 결과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
반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적어냈는데 싫어하는 사람에 고 사장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후 사춘기 소년 고순동은 밤잠을 설치며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나’를 먼저 생각하기 이전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내’가 아닌 ‘남’, ‘남’이 아닌 ‘우리’를 우선시 여기는 그의 신념은 ‘응석받이’ 소년 고순동을 지금의 자리까지 이끈 원동력이 됐다.
고 사장은 “내 이름이 순금(金)이 아니라 순동(銅)인 것은 1등의 재능보다는 2,3등 하는 사람이 되라고 지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고 사장이지만 그는 그저 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지휘자의 역할만 할 뿐이라고도 강조한다. ‘함께하는 완벽’을 추구하는 그가 있기에 지금의 삼성SDS가 존재하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