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중국측과 시각장애 인권변호사인 천광청의 중국 잔류를 합의한 것과 관련 정치적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과 인권운동가들은 미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만을 우려해 천광청의 안전 문제를 소홀히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천광청은 전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을 나와 한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가족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면서 “중국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천광청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했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과 반대되는 것이다.
천광청 사태는 지난 2월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이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WSJ는 전했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천광청이 그의 의지와는 달리 미국 대사관을 떠나라는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탄압받는 이들의 편에 설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관리들은 천광청에게 여러 차례 중국 정부와의 협상안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 지를 물어봤으며 그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광청은 후에 “결정을 하기 위한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했으며 대사관을 떠나라는 압박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하원의원은 “오바마 정부가 이날 개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천광청 및 그의 가족의 이익보다 더 중시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문제는 서둘러 해결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에서 반체제 인사에 안전한 곳은 없다”라고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또 “천광천이 나와 통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말을 그의 친구들로부터 들었다”면서 “그와의 통화를 기다렸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통화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와치(HRW)의 소피 리처드슨 중국 지역 담당자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약속을 존중할 것인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