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극우 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센카쿠열도 매입’ 발언이 일파만파로 확대하고 있다.
이시하라 지사에 이어 일본 정부 측에서 센카쿠열도를 국가 차원에서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한 동안 잠잠했던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국·일본 간 영유권 분쟁에 새로운 불씨가 당겨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양국간 무력 충돌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센카쿠열도를 나라가 매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토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유지·관리가 목적”이라며 “필요하면 도쿄도에 정보 제공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다 총리도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센카쿠열도 소유자와 지금까지 의사를 타진해왔다”며 “모든 검토를 하고 싶다”고 말해 향후 국유화 여지를 남겼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시하라 지사는 정부 차원의 매입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서둘렀으면 좋았을텐데... 조만간 땅 소유자와 거래가 끝난다”고 일축했다.
도쿄도는 이시하라 지사의 주도 하에 센카쿠열도에 있는 5개의 섬 가운데 우오쓰리시마, 기타코지마, 미나미코지마 등 3개를 매입할 방침이다.
센카쿠열도에서 일본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은 다이쇼지마 뿐이며, 나머지 4개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1972년부터 구바지마를, 총무성은 2002년부터 우오쓰리지마 기타코지마 미나미코지마 등을 빌려 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들 섬을 빌리는 대가로 매년 2000만엔을 지불해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섬 소유자에게 매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섬 소유자 중 이시하라 지사의 지인이 있어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시하라 지사가 이번 매입을 성사시킬 경우 지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측에서 센카쿠 매입 발언이 잇따르자 중국 측은 발끈했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17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센카쿠열도는 옛날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이며, 싸울 여지가 없는 영유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 의한 그 어떤 일방적인 조치도 불법이며 무효”라고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여론몰이를 할 경우 군 차원에서 강경하게 나올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이시하라 지사의 발언에 대해 의심의 소리가 높다.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위원장은 기자 회견을 갖고 “우선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도 “답변하지 않겠다”며 중국 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일본에서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토지를 보유하고 관리하는 것을 막는 규정은 없다.
센카쿠 매입 가격이 2억엔이 넘을 경우에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