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기테마펀드로 군림해온 녹색펀드가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정부의 의욕적인 녹색성장 산업 비전에 발 맞춰 우후죽순 생겨난 녹색펀드는 신재생 에너지, LED사업, SOC, 태양광 등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다.
그러나 당초 기대대비 신재생 분야 사업이 크게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인기를 모았던 녹색펀드 역시 애물단지 신세가 될 처지다. 태양광과 풍력 모듈 등 녹색 에너지 사업 자체가 발전단가가 높기 때문에 정부가 보조 지원을 해야 수요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독일 등 각 국가들의 재정악화로 보조지원이 축소 돼 수요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
여기에 국내 역시 웅진, 한화, 삼성,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이 태양광 등 녹색 에너지 사업에 사활을 걸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약화가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다.
13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대비 주요 녹색펀드들의 평균 성과(4.34%)는 동기간 국내주식형 유형 평균(8.91%)대비 저조한 모양새인 것. (기준일:2012.4.10) 더욱이 대다수 펀드들의 설정액도 50억원을 밑돌아 자투리펀드 신세로 전락했다.
동일 유형 가운데 그나마 성과가 가장 나은 ‘흥국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주식)A1'(9.06%), '마이다스그린SRI증권투자신탁(주식)A1'(8.85%)가 겨우 국내주식형과 비슷한 성적을 유지하며 체면치레중이다.
한편 펀드 전문가들은 인기펀드에서 자투리펀드 신세로 전락한 녹색펀드와 관련 다양한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현재 성과는 미미하지만 녹색펀드가 편입하는 주요 종목이 대기업 위주로 짜여진만큼 중장기적으론 탄력을 얻어 성과가 개선 될 것이란 긍정적인 의견인 것.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배성진 연구원은 “녹색펀드가 편입한 태양광, 2차전지, LED등이 대부분 LG화학 같은 대기업들이 부가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라, 향후 고성장 국면이 다가올 경우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커 보인다”면서 “수익률이 검증된 녹색 펀드의 경우 성장 기대감이 있는 만큼 기존 펀드 보유자라면 환매보단 보유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녹색펀드의 주요 편입 종목이 대기업들로 이뤄진 만큼 현재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와 별 차이점이 없어 신규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펀드리서치 김보나 연구원은 “국내 녹색펀드 대다수가 이름은 녹색펀드 지만 실제 녹색사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 대형주 위주로 짜여 있다”면서 “즉 국내주식형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굳이 녹색펀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