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을 통해 경제관료, 기업인들이 초선 국회의원으로 대거 국회에 진출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제통’이라는 수식어가 표심을 자극한 덕분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이 한미 FTA 협상을 주도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다. 김 당선자는 서울 강남을에서 대권주자인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MB정부에서 4대강 사업 실무를 맡았던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2차관도 대구 중·남구에서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꺾었다. 이재균 전 국토해양부 2차관도 새누리당 후보로 부산 영도에서 당선됐다.
이외에도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 기획단장(경북 구미갑),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대구 동구갑), 김상훈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대구 서구) 등도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CEO, 협회장 등 기업계 출신 초선의원 진영도 화려하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은 전주 완산을에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눌렀다. 한글과컴퓨터를 부도 위기에서 구해낸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여당 텃밭인 분당을에서 금뱃지를 달았다.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2009년 보궐 선거에 이어 울산 북구에 다시 출마해 당선됐다.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자유선진당)은 서산태안에서,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새누리당)은 보은옥천영동에서, 이재영 준종합건설 회장(새누리당)은 평택을에서 각각 당선됐다.
중소기업 CEO로는 창원 성산구에서 강기윤 일진금속 대표이사(새누리당), 화성갑에서 고희선 전 농우개발 대표(새누리당), 대구 북구갑에서 권은희 헤리트 대표(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강은희 위니텍 대표(새누리당) 등이 있다.
아쉽게 고배를 마신 기업계 인사들도 적지 않다.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남구갑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새누리당 김정훈 후보에 1만여표 차이로 뒤졌다.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도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지만 김회선 새누리당 후보에게 금뱃지를 내줬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석호익 전 KT 부회장(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새누리당 이완영 후보에게 밀렸다.
한국철도공사 사장이었던 허준영 후보(서울 노원병),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출신 최연혜 후보(대전 서구을) 모두 낙선했다.
여성 기업인 중 유경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도 서울 도봉갑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지만 끝내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