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 중환자실 감염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그 원인이 되는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거의 모든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몇년 새 더욱 흔하게 발견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김일수 의약부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미국 연간 환자 10만명 발병으로 세계적인 보건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MRSA는 국내에서도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장 감염되기 쉬운 다제내성균으로 분류된다”면서 “국내 MRSA의 검출 빈도는 황색포도알균 중 70~80%로 중국, 일본, 대만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건강한 일반인의 피부와 코에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이다. 하지만 암환자 등 면역력이 낮은 중환자가 감염됐을 경우 병원내 폐렴과 같은 폐렴과 피부 및 연조직 감염 등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환자들이 중환자실에서 인공 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 병원 내 폐렴에 걸리기 쉽다. 기관에 삽입되는 튜브가 인공호흡기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폐로 더 쉽게 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MRSA 감염 환자들의 경우 초기의 적절한 치료가 환자의 결과를 개선하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특정 포도상구균이 페니실린 등 흔히 사용되는 일부 항생에 대해 내성을 보이면서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MRSA의 치료에 1차적으로 반코마이신을 사용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반코마이신과 같은 글리코펩티드계 항생제의 최소 억제 농도가 증가해 그 치료 효과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반코마이신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혈중 약물농도를 높일 경우 효과를 신장에 대한 독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부전 환자나 간 장애 환자의 경우 다른 치료 항생제인 자이복스가 처방되기도 한다. 김 의약부장은 “자이복스는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로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초기에 억제하기 때문에 다른 계열의 항생제와 교차내성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