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독특한 곳이다. 일반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도 옛날 얘기다. 최근 몇 차례 총선에선 ‘정권 심판론’도‘쏠림현상’도 약해 표심을 판단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차떼기 후폭풍’으로 전국에서 대패했다. 그럼에도 당시 8석이 걸린 강원에서 새누리당은 무려 6곳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통합당(당시 열린우리당)은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반대로 2008년 18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이 전국 과반의석을 차지하며 승리한 가운데서도 강원에선 3석을 간신히 건졌다. 나머지는 민주당이 2석, 무소속이 3곳을 가져갔다. 혼전이었다는 말이 딱 맞다.
오는 11일 치러질 19대 총선 분위기는 또 다시 반전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은 춘천(김진태), 강릉(권선동), 동해·삼척(이이재), 철원·화천·양구·인재(한기호) 등 4곳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 속초·고성·양양(정문헌)과 태백·영월·평창·정선(염동열)에서도 경합 우세를 점했고, 나머지 3곳은 민주당과 경합이다.
새누리당 강원도당 관계자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표는 6석이지만 현재 여세를 몰아가면 7석 이상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막판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니 계속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상 우세지역이 단 한 곳도 없는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원주을(송기헌)에서 만큼은 새누리당 후보에 앞서 있다는 판단이다. 또 강원 남부와 수도권 인근 지역에선 아직까지 ‘이광재 효과’가 살아 있는데다 부동층이 많다는 점에서 최대 3석 이상은 노려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원주을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에서 우세지역이 없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어 숨은 표심이 결국엔 정권심판을 겨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다. 막상 투표가 진행되면 부동층이나 숨은 표심은 야권으로 더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3석이 걸린 제주도에서는 이번에도 민주당이 승기를 잡았다. 17, 18대 총선에서 3석을 모두 휩쓸었던 민주당은 제주을(김우남), 서귀포(김재윤)에서 앞서 나갔다. 제주갑은 새누리당 현경대 후보와 민주당 강창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정치이슈로 떠오른 이후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도 이곳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잘하면 1석, 잘 안되면 0석이 실제 판세”라며 “그래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으며, 선거 막바지에 중앙에서 지원유세를 한 번만 더 와주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3석 모두 가져올 자신이 있다”며 “한 때 새누리당에 역전된 제주갑도 다시 우리가 역전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