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멤버 김준수의 발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생팬도 팬이기 때문에 과분한 사랑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일상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부탁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들은 잘못을 인정했지만 팬들의 과도한 관심이 도를 넘어섰음을 호소했다. 신분증을 도용한 개인 통화내용 노출, 차량 GPS 설치와 위치추적, 숙소 무단 침입과 키스 시도 등 이었다. 기자회견이 있은 뒤 국내 온라인에는 한 사생팬이 JYJ 또 다른 멤버인 박유천의 뺨을 때리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동영상 소개를 보면 당시 뺨을 때린 팬은 “나를 기억하라는 뜻이었다”며 자신의 행동을 주변에 자랑했단다.
이후 19일 같은 매체는 2차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렇다. “이번 문제의 본질은 ‘폭행’이다. ‘나태한 귀납’으로 스타의 팬폭행을 가릴 수 없다. 팬이 아닌 사생이라는 이분법적인 태도도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김재중은 악질적인 스토커를 특정해 손찌검을 날린 게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생팬을 향해 상습적인 폭행을 시도했다.”
이번 보도의 오류를 보자. 이 매체는 이 사건이 이미 3년 전 일어난 일임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기자 역시 첫 보도 이후 최근 사건으로 착각을 했을 정도다. 일반 대중들의 경우는 더욱 오해를 살만하다. 3년 전 사건을 지금 시점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알렸다.
두 번째는 보도에서 언급한 ‘폭행’이다. JYJ 멤버들의 손찌검은 분명 정당화 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이전 멤버들이 당한 폭력적 수위의 관심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의견인 ‘스타이기에 감내해야 한다’는 지적은 결코 그들이 당한 침해의 반론은 될 수 없다. 여기에 사생팬의 다른 개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에 대한 경쟁자로서 JYJ를 일종의 제거 대상으로 여기고 스토커 행위를 일삼는 팬들도 있을 수 있다.
JYJ는 과거 SM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 파문 이후 이른바 ‘배신자’란 낙인을 가슴에 달고 활동 중이다. 공중파 방송 출연 취소 및 여러 피해를 받고 있다. 이번 논란도 같은 맥락으로 풀어볼 수 있다. 사생팬 논란이 단지 JYJ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폭행이 아닌 ‘연예인 인권’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난 14일 JYJ 멤버 박유천은 아버지 상을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행 논란은 보도 윤리의 관점에서도 결코 적절치 않다.
사생팬들이 당한 폭행이 먼저인가. 아니면 연예인 당하는 유무형의 폭력이 먼저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 이번 논란의 진짜 실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