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알려진 바와 같이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영화배우였다. 성공한 배우 출신으로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미국에 의한 세계 평화를 뜻하는 ‘팍스 아메리카’를 완성하며 초강대국의 기틀을 완성한 인물이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배우 활동에 따른 인기에 힘입어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가난한 오스트리아 이민자에서 영화배우로 성공한 그는 미국 정계의 명문 케네디가의 사위로 입성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활동하며 막강한 권한을 누린 바 있다. 이민자란 꼬리표만 없었다면 레이건에 이은 제2의 할리우드 대통령 탄생도 가능했던 인물 중 하나다.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슈퍼모델이자 가수 출신인 칼라 브루니다. 그의 남편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전처와 이혼한 뒤 지금의 아내를 맞이했다. 힘에 대한 직접적 도전은 아니지만 같은 맥락에서 풀어볼 수 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권력을 향한 도전과 욕구에 대한 직접적인 행동을 드러낸 인물을 지적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정치 형태와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 정치 참여를 통한 연예인들의 정계 진출이란 표현이 적합할 듯하다.
19대 국회의원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현재까지 여러 연예인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의 목표는 하나 같이 기성세력에 대한 대안론이 크다. 바꿔 말하면 이는 권력에 대한 자신들의 목표점을 현실에 맞게 포장한 일종의 권력욕으로 풀어 볼 수도 있다.
조금 다른 시각이지만 권력과 비슷한 금력으로도 연예계의 쫓는 힘에 대한 욕망을 짚어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돈’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는 ‘재벌’이다. 더욱이 재벌과 빼놓을 수 없는 계층이 연예인들이다. 두 단어의 조합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너무도 매력적이다.
과거 이들의 조합은 ‘성상납’ ‘스폰서’ ‘불륜’ 등으로만 알려져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업 파트너’ 혹은 ‘모임 회원’ 나아가 ‘혼맥을 통한 가족 관계’로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
사업 파트너를 벗어난 개념의 친분도 있다. 강남 일대에서 연예인과 재벌가 인사들이 모이는 비밀 모임의 존재는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성공한 연예인과 돈에 관해선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의 결합이 새로운 힘의 집단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관계가 우리 사회에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이냐 금력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대중을 움직이는 스타들의 맨 파워는 어떤 식으로든 그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