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선임에 관한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탕탕탕)”
이석채 KT 회장의 연임이 16일 주총에서 최종 승인됐다. 한쪽에서는 열화와 같은 박수가 다른 한쪽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일부 소액 주주들의 거센 항의와 퇴진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번 주총은 예상시간 보다 30분 이상 길어졌다.
KT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 KT연구센터에서 KT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석채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 등 총 7개 의결사항을 승인했다.
이날 주총 현장에는 총회 시작 두시간 전인 8시경부터 수십여명의 주주들이 운집했으며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고성과 야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일부 주주들은 행사장 내로 진입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 장외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이 회장은 장내를 정돈하면서 차분하게 총회를 진행했다. 그는 “16년전 정보통신부 장관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이런 일과 인연이 있나보다”는 식의 농을 던질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이후 인사말을 통해“여러분과 함께 일하고 모시게 된 것을 내 일생의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나이 들었지만 능력닿는데까지 함께 일하겠다. 그래서 KT를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자랑이 되고 혹시 여러분이 떠나더라도 프리미엄이 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KT는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 회장은 “올레경영 2기의 3년도안 매해 주당 2000원을 배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최근 주가가 떨어졌지만 곧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이 회장은“한 회사의 CEO라면 주주가치를 높이고 주주들이 이 회사에 투자한 걸 잘했다고 생각하게 해야 하는 데 죄송하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이어 그는“KT의 실력과 비지니스모델의 굳건함, 미래시장에 대한 안목을 놓고 보면 주가가 5만1000원일 때 보다 지금이 더 낫다”면서“작년에는 정부규제 때문에 어려웠지만 전그룹사 6만명이 노력하면 더 잘 할 수 있다. 두고봐 달라”고 약속했다.
또한 이 회장은 지난해 부동산 매각과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확장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회장은 “부동산 부자였던 많은 기업들이 다 사라졌다. 큰덩치를 유지하다가는 유동성 위기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생태계가 생긴 지금은 통신만 가지고 성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비통신 부문 사업강화를 위한 지난 3년간의 투자를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에 비유해‘반전기회’를 잡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KT-KTF 합병당시에는 KT인터넷망이 수도권에서 약했던 것이 사실이나 스카이라이프를 합병하고 OTS를 통해 가정,기업에 연결된 회선을 150만개로 늘렸다. 앞으로 수도권 800만~1000만 가구 중 400만가구에 IPTV와 키봇, 홈패드를 연결하면 엄청난 투자가치를 회수할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석채 2기가 안고 있는 과제는 크게 △무선데이터 폭발에 대비한 종합적인 유무선네트워크 데이터 분산 능력 확보 △ 모바일 오피스, 클라우드컴퓨팅 등 새로운 IT서비스 니즈에 대한 사업 역량 강화 △요금 인하로 인한 매출 및 이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신성장 사업 발굴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이 회장은 오는 19일 올레경영 2기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3년 사업계획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