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1924년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살인범죄를 변호한 변호사의 최종변론이다.
이 사건은 2003년 미국에서 뮤지컬 ‘쓰릴미’로 재탄생됐다. 숲속에 버려진 12세 어린이의 시체. 용의자로 지목된 두 남자. 극 속의 두 남자는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해 있던 부족할 것 없는 동성애적 사랑을 나눈 커플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인 이 작품은 국내에선 2007년 3월 초연됐으며 2008년 재공연을 통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며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우뚝 섰다.
그리고 지난해 세번째 재공연이 시작됐다. 작품 속 두 남자를 소화한 장현덕, 정상윤을 충무 아트홀에서 만났다.
두 배우가 말하는 ‘쓰릴미’의 매력은 무엇일까. 장현덕은 “2인극으로 가면 지루할 틈 없이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다. 또 동성애적 코드가 흥미를 일으킨다”고 했다.
리차드를(장현덕 분) 사랑해 집착적인 사랑을 보이는 네이슨 역의 정상윤은 “우리는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남녀간의 사랑처럼 똑같은 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한다. 이어“동성애 코드를 사용하지만 이 작품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과 의외로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다. ‘쓰릴미’는 작품자체의 긴장감과 스릴넘치는 플롯으로 관객들의 열광을 끌어낸다”고 덧붙였다.
그는“내가 극에 몰입하기 위해선 그 인물을 사랑해야 한다”며 “남자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관객들도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느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낸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단다.
정상윤은 “당시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재미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그 당시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며 ”극단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 어느새 평범한 뉴스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눈여겨 봐야 할‘쓰릴미’의 관전포인트를 부탁했다. ‘두 배우 사이에서 오고가는 줄다리기 같은 긴장감’을 함께 꼽았다.
“두 남자가 상대에게 넘어가고 구슬리고 뒷통수치고 무너지는 스토리 라인. 또한 팽팽히 긴장감이 충돌하는 지점 등이 재미있는 부분이다.”
한편 쓰릴미는 연출가와 원작 마니아 팬들 사이에서 한때 잡음이 일기도 했다. 원작의 느낌을 중요시한 마니아 팬들이 작품의 변화를 주는 연출가를 비난한 것. 결국 연출자가‘크레이지한 관객들’이란 표현을 쓰며 감정적 충돌을 진행시켰다. 민감한 사안인지 두 사람은 이 부분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었다. 뮤지컬 ‘쓰릴미’는 지난해 11월 시작해 오는 26일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