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의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4월 총선 뒤로 미뤄진 상황이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지만 유예 저축은행들의 반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전국 90여개 저축은행들은 오는 15일까지 2011 회계연도 상반기(2010년 7~12월) 실적을 공시해야 한다. 분기 실적은 상장돼 있거나 후순위채를 발행한 저축은행만 공시하지만 반기 실적은 모든 저축은행들이 공시하도록 돼 있다.
예전에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소 평온해졌다. 금융당국이 유예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추가 점검에 나서면서 저축은행 구조조정 일정이 오는 4월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또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발표된 지난 1분기 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어서 저축은행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적은 것도 요인이다.
현재까지 동부저축은행, W저축은행, 신민저축은행, 대백저축은행 4곳이 실적을 내놓았다. 동부저축은행은 상반기에 72억원 흑자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2.08%로 2010회계연도 말 11.50%보다 0.58%포인트 올랐다. W저축은행은 4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5.89%이던 BIS 비율은 증자 등을 통해 8.42%까지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인 신민저축은행은 상반기에 4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BIS 비율은 9.00%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 받은 5개 저축은행의 반기 실적에 모아지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 중에서 추가 퇴출 대상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 대부분은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분기 수십억에서 수백억대의 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는 흑자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금감원 검사를 거치면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생겨난 탓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7월에 진행된 경영 진단의 강도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지난 회계연도 실적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