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8월 데뷔 동기생 문세영, 조경호 ‘포스트 박태종’놓고 경쟁
라이벌(rival)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역사 속 위인들은 개인의 범주를 넘어 역사를 변화시켰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대결을 통해 극복해야 할 라이벌이 있었다. 그 라이벌은 국경선 밖의 적일 수도 있고 나라 안의 경쟁자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다. 이런 경마판에도 절대적 라이벌이 존재한다.
과거에 박태종-김효섭이 라이벌 구도였다면 이제는 문세영과 조경호 기수다.
‘스피드’를 앞세워 일반경주에 거침없는 승수를 올리는 문세영 기수와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막판 추입승을 일궈내며 큰 경주에 특히 강한 조경호 기수가 2012년 경마세상의 맞수다.
지난해 최고 기수에 오른 문세영 기수는 8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연도대표 시상식에서 “부상 없이 풀시즌을 뛴다면 지난해 만큼의 성적을 거둘 것 같다”며 “특히 아직까지 한번도 하지 못한 서울-부산경남경마공원간 오픈경주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올해 포부를 밝혔다.
매년 강력한 라이벌로 조경호 기수에 대해서는 “경호형과는 좋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어 동기부여가 돼서 자극을 받고 더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데뷔와 함께 거물 신예로 주목을 받은 문세영 기수는 당시 기수 중에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100승 달성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8년에는 한해 128승을 기록해 연간 최다승 기록을 세하며 최근 10년 사이 박태종 기수보다 많은 3번의 최우수 기수에 오르며 최강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조경호는 자신에게 붙은 닉네임보다 ‘저런 게 조경호 스타일’이란 평가를 듣고 싶어 한다. 물론 실력 있는 선배 뒤를 이을 재목감이란 평가가 싫지는 않으나 그 누구와의 비교를 거부한 채 자신만의 경주스타일을 구축하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그는 “세영이가 있어 한국경마가 더 발전하고, 나를 자극시켰고, 둘 사이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다"며 "라이벌의 대립된 모습보다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동기부여를 시켜줄 수 있는 관계로 봐달라”고 했다.
2001년 8월 데뷔 동기생인 이들은 신인 때부터 라이벌 대결을 펼치며 ‘포스트 박태종’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조경호 기수는 지난주까지 총 687승을 기록하며 현역 기수 중 다승 부문 2위를 기록하고 있고 군 복무 때문에 공백기가 있었던 문세영 기수가 663승을 기록해 다승 부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두 기수는 향후 박태종 기수가 보유하고 있는 기수 부문 역대 최다승 기록(1722승)에 근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