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이나 머니마켓펀드(MMF)등 단기 금융상품으로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돈’을 끌어오기 위해 ‘시중금리+α’ 수익률을 추구하는 이색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일단 지켜보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중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에 쏠리고 있다. 실제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예금 잔액은 올들어 열흘 만에 5조2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또 머니마켓펀드(MMF)도 10일 연속 순유입행진을 이어가며 9조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불과 10여일만에 단기 금융상품으로 14조6000억원이나 유입된 것이다.
1년 미만의 정기예금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국민은행의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잔액은 10일 기준 24조379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23조9462억원)에 비해 4000억원가량 늘었다. 우리은행의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잔액 역시 같은 기간 6조1014억원에서 6조3309억원으로 2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투자위험이 높아지자 단기금융상품에 돈을 넣고 투자기회를 모색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대형증권사 강남지점 PB는 “올해 글로벌 경기상황이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게 되자 해결과정을 지켜보며 투자에 나서자는 관망심리가 퍼지고 있다”며 “돈맥경화가 풀리고 안풀릴지는 유로존 불안감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느냐에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안정성 강화 상품으로 고객 유인
금융투자사들은 보다 안정성이 강화된 상품들을 출시하며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브라질의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에 투자해 매월 임대수익을 받는 ‘프런티어 브라직 월급식 부동산 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의 연 기대 배당수익률은 8%다. 투자기간이 7년으로 중도환매가 불가능하지만 늦어도 오는 5월까지 증시에 상장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내매매를 통해 현금화 할 수 있다.
삼성증권 역시 최근 만기 손실률을 줄여주는 ‘에어백 다이나믹 주가연계증권(ELS)’ 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손실 확정 기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져도 중간 가격 기준일마다 -40% 이내로 하락한 횟수에 비례해 최종 손실을 줄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액티브 ETF 적립식 랩’, ‘분할매수 ETF랩’에 이어 최근 ‘ETF 알파랩’을 내놨다. 분산투자 효과가 높은 지수형 ETF편입을 통해 지수를 추종하는 동시에 개별종목 투자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ETF랩어카운트다.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안정 수익형 펀드들을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성장주와 가치주의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스타일 배분형 펀드인 ‘KB락스타펀드’를 선보였다.
또 키움자산운용은 상반기 안에 전세계 증시 인덱스와 상품 환율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CTA(추세추종 매매) 전략을 활용하는 ‘글로벌 스윙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외악재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투자사들마다 ‘시중금리+α’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며 “ETF, ELS,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볼만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