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행 발전 기원…운동까지 되니 ‘일석이조’
소문난 ‘애견 마니아’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
그래서 일까. 기업은행 직원들은 조 행장의 일정을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표현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 엘리베이터에서 보고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임원실에서 내려와 차에 오르기까지 약 2분 동안 주요 내용만 전달하는 식이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최초 공채 출신 행장으로 금융권 안팎으로 주목되면서 ‘초를 나눠쓴다’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조 행장이 취임 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행해오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108배다. 하루도 빠짐없이 108배를 해온지가 벌써 1000일이 넘어섰다. 은행의 발전과 고객, 직원의 안위를 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동도 되니 그야말로 ‘1석2조’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조 행장이 애견가라는 사실은 가까운 지인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조 행장이 기르고 있는 견종은 슈나우저로 이름은 ‘샤비’이다. 핸드폰 바탕화면에 강아지의 사진을 설정하고 다닐 정도로 무척 아낀다는 후문이다.
그 외의 조 행장의 일상은 대부분 업무 시간이다. 크리스마스 날이었던 지난달 25일에도 회사에 나와 업무처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빡빡한 스케줄로 피로를 핑계로 쉴만도 하지만 조 행장은 미리 계획된 업무는 다 수행코자 한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은행연합회 이사회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병원에 링거를 맞고 오기도 했다. 당시 중국 탐방 등 업무 과다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탓이었다. 건강을 걱정하는 우려에도 연신“괜찮다”고 말하며 회의 장에 들어가는 모습에서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른 이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정갈한 성품은 오랜 시간 일본 지점장 생활을 해오면서 생긴 생활 습관이란 의견이 많다.
조 행장은 2000년대 초반 도쿄지점장을 지내며 약 3년 동안 일본 생활을 했다. 그 때 익힌 예의를 중시하는 일본 문화가 몸에 배었다는 평이다. 이는 술자리가 아무리 길어져도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거래처 손님과의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하는 모습에서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약속 장소 근처에 10분 먼저 도착한 후 기다리다가 2~3분 전에 약속 자리에 들어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 공식 행사가 있을 땐 꼭 옷 매무새를 한 번 정돈하고 참석한다. 기업은행의 한 직원은 “한 번은 비서실 동행 없이 행장님과 함께 외부 업무를 보게 됐는데 비서실로부터 화장실 위치만은 꼭 파악해 둬야 한다는 당부를 들었다”며 “외부인과 만나기에 앞서 스스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조 행장은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종종 마련한다.
지난해에는 임직원 부부동반으로 올해 창단한 배구단 경기를 관람하며 송년회를 보냈다. 그날 경기에서 알토스 배구단이 역전패를 당했음에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 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자 기업은행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 행장의 과감한 경영행보에 그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태종 이방원의 역할을 하고 세종대왕처럼 업무를 보면서 나중에 물러날 때는 룰라(전 브라질 대통령)가 되고 싶다”취임 초기 조 행장이 다짐했던 포부가 이뤄질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그에게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