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골프 드라이버, 헤드 크기가 비거리를 좌우할까?

입력 2012-01-10 13:45 수정 2012-01-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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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헤드가 큰 것이 거리가 많이 나갈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클럽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헤드가 크면 스위트스포트가 그만큼 넓어져 빗맛아도 좌우로 크게 볼이 벗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다.

헤드크기가 200cc대 드라이버에 비해 400cc대의 드라이버 페이스면적이 약 3배 정도 넓어졌다는 실험이 있다. 타점에 정확히 맞지 않아도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한동안 클럽메이커마다 ‘장타’=‘헤드크기’라고 판단해 “커져라”을 위치며 헤드를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발계수가 동일하면 최대 거리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이 헤드 크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헤드가 큰 드라이버일수록 거리가 많이 난다’는 골퍼들의 믿음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드라이버의 헤드 크기가 다시 줄어 들고 있다. 헤드 크기가 400cc만 넘으면 헤드 크기가 주는 기술적 이점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헤드 크기가 작을수록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마찰계수와 함께 끌리는 힘이 줄어 거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언제부터 헤드가 커졌을까.

메탈우드(드라이버)가 탄생하기 이전에는 대부분 퍼시몬(감나무) 헤드가 주종을 이뤘다. 1980년대 후반 캘러웨이가 메탈헤드를 선보이면서 클럽시장에 큰 변화가 일시 시작했다.

캘러웨이의 히트상품 빅버사는 가격이 비쌌다. 대신 기존 헤드보다 3분의 1정도 더 커져서 초보자들도 치기 쉬운 클럽으로 자리잡았다. 1990년에 선보인 빅버사 헤드는 겨우 아기 주먹만한 190cc. 빅버사는 세계 1차대전때의 대포이름이다. 최초의 대형 스테인레스 스틸헤드에 샤프트가 헤드를 관통하는 S2H2 디자인으로 거리가 더 나가는 드라이버로 탄생했다.

이후 250cc 그레이트 빅버사(GBB)가 1995년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클럽 전체무게는 더 가벼워지고 비거리는 더욱 늘리는데 성공한 제품이다. 1997년 티타늄 소재가 개발되면서 캘러웨이는 비기스트 빅버사(BBB)로 다시한번 비거리 선풍을 일으킨다. 헤드는 기존 드라이버보다 40cc늘려 290cc지만 더욱 경량화되고 장타전용 클럽으로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골퍼들조차 대거 이 클럽으로 이동한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아마추어나 초보자도 거리가 크게 늘면서 드라이버 돌풍을 몰고 왔다.

캘러웨이는 티타늄 소재에서 벗어나 헤드를 다시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해 205cc사이즈를 선보이는데 이 역시 거리에서 결코 뒤지지 않자 빅히트 드라이버로 명성을 날렸다.

드라이버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단조 티타늄과 카본을 결합한 ERC 헤드와 퓨전ERC가 잇달이 출시되더니 2008년에는 460cc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2002년 ‘킹 헤드’500cc가 골퍼들을 유혹했지만 2004년 미국골프협회와 영국R&A가 드라이버 크기를 460cc로 제한하며 크기에 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또한 거리 차이를 내는 페이스의 반발계수도 0.83으로 역시 제한돼 있다. 이수치를 넘으면 비공인클럽으로 대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사실 헤드크기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같은 힘으로 스윙할때 헤드가 커지면 스윙 스피드가 느려진다. 스피드가 빨라야 거리가 늘어난다. 그렇다면 헤드크기가 크다고 무조건 거리가 더 많이 나간다는 것은 진실이 아닐는지 모른다. 특히 표면이 큰 망치보다 표면이 작고 길다란 망치가 못을 더 잘 박아 진다는 경험을 했을터. 드라이버 헤드의 원리도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문제는 클럽이 아니라 스윙 기술이 거리를 낸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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