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8일 오후 4시부터 열악한 특수학교 여건에 대한 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며 서울교육청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한때 청사 진입을 막는 경찰과 대치, 출동한 경찰이 교육청 본관 출입구를 폐쇄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공과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24조에 근거 해당 학교장이 설립을 신청할 수도 있으며 교육감이 이를 설치할 교육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무모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부터 특수학교 장애학생들의 직업교육을 위한 2년제 전공과정의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2년제 전공과를 확보한 학교가 88%에 이르는 데 반해 서울시는 22%에 그친다는 것.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특수학교의 고3 학생은 2개 학급인데 전공과는 1개 학급에 불과하거나 없는 상태”라며 “1개 학급은 탈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 사이에서 전공과에 들어가기 위한 알력다툼을 유발하고 있다”며 원성을 높였다.
김남연 사단법인 해냄복지회 부모회장은 “교육청이 ‘먼저 학교와 합의를 도출하고 오라’고 해서 합의서를 도출했는데 학교측이 서류를 올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서류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교육청의 대응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학교지원과 용석홍 과장은 “사립학교의 경우 모든 권한은 학교법인에 있다”며 “학교장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대해 교육청이 뭐라고 지시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용 과장은 또 “전공과는 학교 여건만 되면 증설하겠다”면서 “다만 전공과 증설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지도 않은 상황이고 교육청 측에서도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데 무턱대고 시위만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청 책임교육과 관계자는 “특수학교의 환경이 많이 열악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다만 세 학교 학부모들이 연대해서 농성을 벌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 과장은 학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손에 들고 있던 합의서를 찢어버려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샀다. 학부모들은 “우리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