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7일 이후에 단행될 전망이다. 당초 5일 또는 6일로 예상했던 인사가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6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가 오늘은 없을 것”이라며 “7일이나 8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 사장단 인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직후 발표되는 관례에 따라 시상식 이후인 2일(금)이나 5일(월), 늦어도 6일에는 발표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예상이었다. 이는 수요 사장단회의에 새로 임명된 사장단이 취임 인사를 하지 않겠느냐는 일정 때문이었다.
특히 다른 기업들이 인사를 예년에 비해 앞당기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여서 인사 폭과 내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LG그룹은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앞당긴 지난 2일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1주일 가량 앞당긴 지난 1일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재계가 이처럼 인사와 조직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예년에 비해 빨리 전열을 정비하고 새해부터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경영환경 악화를 대비해 인사 및 조직개편을 더욱 신중하게 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선 사장단 인사 지연으로 당초 예상보다 인사폭이 커지고, 내용 면에서도 큰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들어 삼성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장원기 LCD 사업부장을 전격 경질하고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추진단장에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임명하는 등 예년과 달리 수시 인사를 단행한 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 이재용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 등 자녀들의 승진인사는 없다고 못박음으로써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인사가 늦어지면서 부회장 승진, 여성 CEO 탄생, 일부 계열사 CEO 교체 등 예상 밖 변수가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먼저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은 반도체 사업부를 이끌어 오다 지난 7월부터 적자 늪에 빠진 LCD 사업부까지 총괄하면서 보폭을 넓혀온 점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도 부회장 승진설이 돌고 있다.
반면 이건희 회장이 ‘신상필벌’이라는 인사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은 부진한 실적을 낸 계열사 혹은 사업부의 수장을 교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삼성 내 유일한 여성 부사장인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의 사장 승진 여부도 관심거리다.